원수보험료 성장세 1%에 그쳐
보험 비교 서비스로 부담 가중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 사업비에 쏟아 부은 돈이 연간 9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 시장 선두를 사수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되지만, 성장세는 경쟁사 대비 더딘 모습을 보이면서 출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빅테크사의 보험 비교 플랫폼 서비스가 추진되면서 앞으로 자동차보험 사업비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사업비는 지난해 3분기 누적 65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05억원) 늘었다. 업계 최대 규모이자 증가폭이다. 이 같은 증가율이 연말까지 이어졌다면 지난해 연간 사업비는 9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설계사, 대리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등이 담긴 오프라인 사업비는 4904억원이었다. 이중 대리점수수료로만 1788억원을 사용했다. 이어 삼성화재다이렉트 등 자체 홈페이지 관리비가 포함된 사이버마케팅(CM) 사업비로는 1163억원을 지출했다.
다만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4조4508억원으로 1년새 1.0%(424억원) 성장하는데 그쳤다.
2~3위를 다투고 있는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비용 경쟁에 동참했다. 반면 효과는 더 확실했다. 먼저 DB손보는 자동차보험에 4663억원의 비용을 들였다. 그 결과 원수보험료는 3조32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280억원) 증가했다. 현대해상 또한 4908억원을 사업비로 썼다. 원수보험료는 3조3055억원으로 3.9%(1254억원) 늘어났다.
이에 삼성화재가 자동차 보험 시장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쏟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자동차 보험은 대체로 1년마다 만기가 돌아오는 상품이 대다수이기에 손보사들 입장에서는 20조원 이상의 시장이 매년 새로 열리는 셈이다. 삼성화재는 이를 기회로 삼고 자동차보험 CM채널을 육성해 관련 점유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빅테크사들의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서비스 출시가 꿈틀대고 있는 점이 걸림돌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기존에 있던 자체 홈페이지에서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아니므로 빅테크사에게 관련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은 기업설명회에서 빅테크 보험 비교 플랫폼 진출에 대해 "금융당국에 플랫폼 전용 요율 신설을 건의했고 수수료·광고비 상한제 등 기타 부가적인 정책도 요청한 상태"라며 "온라인플랫폼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로 발생할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빅테크의 보험 비교 플랫폼 출시가 곧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수료에 대한 걱정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요율 산정에 있어서 업체마다 바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당국의 고민은 깊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