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법 위반' 재판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 예정
김문기 관계 둘러싼 검찰, 이재명 측 질문에 답변할 듯
양측 주장 상반되고, 감정 골도 깊어져…공방 가능성 높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후 두 사람이 대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이달 31일과 다음 달 14일 두 차례 유 전 본부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사건의 첫 번째 증인이다.
그는 이 대표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관계를 둘러싼 검찰과 이 대표 측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이달 31일에는 검찰의 주신문, 다음 달 14일에는 이 대표 측 반대신문이 진행된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수차례 방송 인터뷰 등에서 김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해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호주와 뉴질랜드 출장 당시 김 처장이 동행한 점을 근거로 이 대표의 발언이 허위였다고 주장한다. 유 전 본부장은 이 출장에 동행한 만큼 이 대표와 김 처장의 친분을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다른 재판정에서 열린 자신의 배임 혐의 재판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증인으로 채택된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관련해서 제가 아는 사실대로 잘 증언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대표가) 변호사니까 잘 알 텐데, 불법의 평등은 주장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모든 범인을 잡은 다음에 자기를 잡으라는 것은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가 이날 "'김만배를 몰랐다'는 윤석열 후보의 말에 대해선 조사도 없이 각하했다"며 수사 형평성을 문제삼은 것을 비판한 것이다.
한때 이 대표의 측근 중 한 명으로 불리던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비리 의혹 1차 수사 때만 해도 이 대표 연관성에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대장동 수사가 본격화한 2021년 10월 유 전 본부장이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그와 관계가 주목받자 이 대표는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돈돼야 하지 않나"라며 그와 거리를 뒀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재수사가 이뤄지자 그간의 태도를 바꿔 이 대표에 불리한 '폭로성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김 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 발언에 배신감을 느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게 됐다고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엔 "형제들이라고 불렀던 사람들과 함께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의리' 하면 또 장비(자신을 지칭) 아니겠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나와보니 '내가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었구나'라고 깨달았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의 진술 변화 이후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기소됐다.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와 얽힌 일화를 말하는 등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출장에 동행해 골프를 쳤다는 이유만으로 '김 처장을 알지 못했다'는 말을 허위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비록 당시 출장을 함께 갔더라도 시장 재임 중 16차례 해외 출장이 있었고 성남시 공무원 등 10여명이 함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에 김 처장을 기억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두 사람의 주장이 상반되는 데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법정에서 대면하게 되면 양측의 직접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