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만 4억 달러 순매도…2개월 연속 ‘팔자’
바이든 “합의에 이를 것 확신”에 기대감 확산
최근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마저 나왔던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낙관론이 확대되면서 차갑게 식은 서학개미(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지 주목된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5월 1~17일) 들어 서학개미들의 해외투자 거래실적은 3억9558만 달러(약 5282억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지난 4월(3억4510만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순매도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의 투자자예탁금과 비슷한 성격인 외화증권예탁결제 보관금액도 올 3월(911억3465만달러) 이후 연일 감소하면서 889억1111만달러 수준까지 줄었다. 인플레이션과 중소형 은행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위협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이 지체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연이어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분위기 반전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은 예산 규모에 대한 것일 뿐 부채를 지불할지 아닐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이 디폴트에 빠지지 않고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매카시 의장도 같은 날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없을 것”이라며 “유일하게 확신하는 것은 결론을 내릴 방법을 찾을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디폴트 우려로 인버스·채권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 하는 서학개미가 다시 증시 반등에 다시 베팅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서학개미들이 지난 17일 기준 이달에 가장 많은 사들인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트레저리 불3X(TMF)’ ETF로 나타났다. 해당 종목은 미 국채 20년물의 수익률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으로 총 7526만7225달러를 사들였다.
이외에 나스닥100 지수 3배를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SQQQ)’ ETF(6112만4867달러), 증시 내 배당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 ETF(2749만9410달러) 등을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도 미국의 채무불이행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며 불확실성 해소 이후 본격적인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부채한도 협상 타결까지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는 불가피하겠지만 과거와 같이 막판 타결을 예상한다”며 “협상 타결 전까지 우려를 반영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조만간 부채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로 매수세 유입을 고려할 수 있어 비중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앞서 2011년과 2013년 당시 부채한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구간에서 증시는 조정을 겪고 변동성도 크게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면서도 “협상 타결된 이후에는 증시가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며 안정세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