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 34명 중 16명이 '아빠 동료'
부친이 직접 인사담당자에 전화하기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고위 간부 자녀들의 경력직 채용 면접 심사 당시 면접관의 절반 가까이가 '아빠 동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들 다수가 자기소개서에 고위직 '아빠'를 기재하고, 면접관들은 '그 아빠'를 잘 아는 사람들로 채워졌던 셈이다.
12일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특혜 채용' 의혹이 제기된 선관위 간부 자녀 10명의 경력직 채용 과정에 총 34명의 면접관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34명 가운데 16명(47%)이 지원자의 부친과 같은 근무지에서 일을 했거나 다른 경로로 알고 지내왔던 동료였다는 점이다.
일례로 김세환 전 사무총장 자녀의 경우 면접 당시 내부 위원 3명이 면접관으로 참여했는데, 이들 모두 김 전 사무총장과 같이 일했던 직장 동료였다. 이들 중 2명은 총 5개 항목에서 모두 최고점인 '상'을 부여했고, 1명은 4개 항목 '상' 1개 항목에 '중'을 줬다.
이밖에도 송봉섭 전 사무차장과 신우용 제주 상임위원, 김정규 경남 총무과장, 윤재현 전 세종 상임위원의 자녀 선관위 경력직 채용 면접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봉민 의원은 "평범한 청년들은 이런 사람들이 면접관인 줄도 모르고 면접을 준비했을 게 아니냐"며 "'기회는 공정하게 과정은 정의롭게 결과는 평등하게'를 외쳤던 문재인 정권에서 이런 일들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에 말문이 막힌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서는 면접관을 포함해 인사담당자들이 지원자가 누구의 자녀인지 인지하고 채용 과정을 진행했다는 점도 밝혀져 충격을 준 바 있다. 선관위 내부 조사 결과 송봉섭 전 사무차장과 신우용 제주 상임위원, 김정규 경남 총무과장은 인사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자가 자신의 자녀임을 밝혔다고 한다.
특히 송 전 차장 자녀의 경우 송 전 차장과 지역·직장 연고가 있는 사람들로 면접관이 채워졌는데, 전원으로부터 만점을 받아 채용됐다.
또한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인천시선관위 간부의 자녀 정모 씨는 자기 소개서에 "아버지가 선거 관련 공직에 계셔서 선관위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선거가 국회의원·대통령 선거 말고 다양하게 있다는 것도 알았다"고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자기 아버지의 근무지인 인천선관위 경력직으로 채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