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이르면 다음 주에 당무 복귀할 듯
대표 "단합" 강조에도 당내 해석 분분
비명계 윤리심판원 징계 개시도 변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극에 달했던 내부 분열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기점으로 소강 상태다. 다만 이 대표가 내놓은 '통합 메시지'엔 이견이 여전하다. 이르면 내주 쯤 당무 복귀 전망인 이 대표의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야권에 따르면 단식 후유증을 회복 중인 이 대표는 이르면 다음 주쯤 국회로 출근해 당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서도 "솔직한 마음으로는 가능한 다음 주 쯤엔 복귀하셔서 당의 단합을 이끌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당무 복귀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12일) 자정께 민주당 소속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의 당선 확실 소식을 접한 뒤 페이스북에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강서구청장 보선 이틀 전인 지난 9일 당시 진 후보 선거 유세현장에 참석해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부족하고 억울한 게 있더라도 잠시 제쳐두고 저 거대한 장벽을 함께 손잡고 넘어가자"고 말했다.
이처럼 당대표의 두 번에 걸친 '단합' 메시지에도 당 안팎에서는 체포동의안 가결파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인지, 당의 단일대오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의원들의 거취를 조속히 결단하자는 것인지 등 해석이 분분한 형국이다.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은 13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지도부가 (이 대표 체포안 표결에 대해) 간절하게 부결을 요청했고 중앙회의에서도 그랬지만, 가결했기 때문에 '해당행위'라고 지적은 했다"면서도 "이 시점에 가결한 의원들을 어떻게 할 수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이 대표가)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작은 차이를 극복하자는 것은 대여전선이 우리한테 더 큰 벽이니까 우리 안의 이런 (내홍 같은) 것들을 극복하고 넘어가자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지도부 일각에서는 체포안 가결파와의 통합에 반대 뉘앙스의 반응도 나온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전날 보궐선거 승리 이후 페이스북에 "당원들은 더 가열찬 혁신을 원하고 국회의원은 허울좋은 통합을 원한다"며 "당원들은 국회의원 물갈이를 원하고, 국회의원은 고인물을 원한다"고 적었다.
통합 기류로 돌아선 당내 분위기에 "고름은 살이 안된다"는 등 과거처럼 직접적인 발언은 삼가면서도, 강성 당원들의 '비명(비이재명)계 출당'이나 '체포안 가결파 징계' 요구엔 꾸준히 맞장구를 치는 셈이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인사인 박진영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이제 선혈이 낭자한 내부 혁신의 시간"이라며 가결파에 대한 서슬퍼런 경고를 날렸다.
이와 관련, 강훈식 의원은 "원외는 어쨌든 현직 의원들의 약점을 공격하고 싸워야 되는 입장"이라며 "내가 저 사람하고 경쟁해야 되니까 우위에 서려고 이 공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것인데, 어떤 의미로 보면 민주당의 '경선 방정식'처럼 남게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친명 원외 모임으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에 향한 축출을 압박하고 있는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위원장(전 경기도 농수산진흥원장)은 비명계 송갑석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갑에 출사표를 낼 예정이다. 이처럼 내년 총선 공천을 위해 당내에서 입지가 위태로운 현직 국회의원의 자리를 꿰차려는 시도가 강훈식 의원이 주장한 '경선 방정식'으로 풀이된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여전히 무슨 당을 분열시키려고 하는 언사들 그리고 외상값·고름 이런 얘기들이 당의 전면을 주도해나가는 방식이면 안 된다"며 "민주당은 더 겸허하고 낮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6개월 뒤에 더 어려운 결과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오만하면 죽는다"고 강조했다.
여전한 가결파 색출 기류에 민주당 5선 중진이자 비명계 대표격으로 분류되는 이상민 의원은 탄식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개별 의원들의 정치적 행위가 매도당하고 어떻게 보면 살벌할 정도의 마음을 느낄 때가 있다"면서도 "지금은 여전히 존재하는 갈등이라든가 여러 복잡한 현안이 수북이 쌓여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지혜롭게 해결하느냐에 당의 명운이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 체포안이 가결된 후 민주당 내에서는 '심리적 분당'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데 이어 법원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후에는 친명계를 중심으로 비명계에 대한 '숙청론'이 터져나왔다. 특히 이상민·김종민·이원욱·설훈·조응천 의원은 '가결파 5인'으로 낙인 찍혀 강성 당원들로부터 징계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독립기구인 윤리심판원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선을 긋곤 있지만, 만약 심판원이 징계 절차를 개시할 경우 보선 승리로 모처럼 사그라든 내홍이 다시 터져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