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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법 의해 이동관 탄핵"?…민주당, 하루만에 탄핵안 또 철회 '촌극'


입력 2023.11.30 02:00 수정 2023.11.30 02:0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이동관 탄핵안 주문에 '검찰청법' 적시

"이동관과 아무 관계없는, 뜬금없는 규정"

검사들 탄핵안 주문에서 이름만 바뀌어

"컨트롤 씨-컨트롤 브이 하다 실수한 듯"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오른쪽) 원내수석부대표와 임오경 원내대변인이 28일 국회 의안과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이정섭 수원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 손준성 대구고등검찰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접수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튿날인 29일, 이 중에서 이동관 위원장의 탄핵안만 재철회한 뒤 재재발의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재발의했던 '방송통신위원장 이동관 탄핵소추안'을 하루만인 29일 철회하고 '재재발의' 하는 촌극을 벌였다. 이동관 위원장 탄핵소추안에 검찰청법이 근거규정으로 잘못 들어간 탓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고민정 최고위원의 대표발의로 국회 의안과에 접수했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동관) 탄핵소추안'을 이날 급히 철회한 뒤 재발의했다. 지난 9일에 발의했던 것을 본회의 개회 불발로 이튿날 철회했던 것까지 고려하면 이례적인 두 차례의 철회 이후 '재재발의'에 해당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전날 제출한 이동관 위원장 탄핵소추안에 "검찰청법 제37조"가 근거규정으로 잘못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 168명이 지난 28일 재발의해 국회 의안과에 접수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검찰청법 제37조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의 근거규정으로 적시돼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고민정 최고위원 대표발의로 전날 제출된 이 위원장 탄핵소추안 첫머리 주문에는 "대한민국 헌법 제65조, 국회법 제130조 및 검찰청법 제37조의 규정에 의해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이동관의 탄핵을 소추한다"고 돼있다.


검찰청법 제37조란 검사의 신분보장에 관한 규정이다.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그야말로 '뜬금없는'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이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과 이동관 위원장 탄핵소추안 등 세 개의 탄핵안을 함께 작성하면서 '컨트롤 씨 - 컨트롤 브이'를 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세 개의 탄핵안을 나란히 놓고 보면 주문의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동관)'이 '검사 손준성' '검사 이정섭'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문장의 나머지 내용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동일하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재발의 하루만인 29일 전날 탄핵안을 철회하고 재재발의한 탄핵안. 검찰청법이 근거규정에서 빠지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가 근거규정으로 들어갔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이같은 오류가 알려지자 민주당은 전날 접수한 세 개의 탄핵안 중에서 이동관 위원장 탄핵안만 급히 철회하고 재발의했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 탄핵안은 철회만 두 번 이뤄지는 기이한 기록을 남겼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탄핵안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어 철회했다가 다시 제출했다"며 "탄핵안을 처리하는데 있어 다른 절차적 문제는 없다. 다시 제출했으니 해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헌법에 따른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 가장 엄중한 첫머리의 주문을 만약 '복붙' 해서 이름만 바꾸다가 방송통신위원장을 탄핵하는데 검찰청법을 근거규정으로 넣은 것이라면, 이는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많다.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하다보니 스스로도 실수에 빠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실수를 발견하지 못한 채 30일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고, 24시간이 경과한 뒤인 내달 1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가 됐더라면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이동관 위원장 탄핵심판에서 국회 대리인은 '검찰청법'을 근거로 이동관 위원장의 탄핵 인용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빠질 뻔 했다는 관측이다.


법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의 권능 중 가장 엄중해야할 탄핵소추안 발의를 얼마나 깃털처럼 가볍게 만들어버리고 있는지 민주당 스스로가 이번 실수를 통해 입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남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에 관한 기록. 민주당이 지난 9일 발의했다가 당일 본회의 개회가 불발되자 이튿날 스스로 철회했으며, 이후 28일 재발의하다가 검찰청법이 잘못 근거규정으로 들어가자 이튿날인 29일 또 철회하고 재재발의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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