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사장,모교 서울대 찾아 1일 홍보맨 변신
6대 메가 기술트렌드 특강…삼성전기 Mi-RAE 신사업 프로젝트 소개
"엔지니어링 한계 없다…더 노력하고 고민해 높은 발전 이루자"
"앞으로 10년간 혁신은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이 필요합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11일 오후 5시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에서 주최한 세미나에서 '디지털 미래의 핵심 기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Technology(기술), 그 중에서도 core technology(핵심 기술) 확보 여부가 기업 생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의 생존 여부 가를 6대 메가트렌드 소개
장 사장은 이날 특강에서 기업의 생존 여부를 가를 6가지 메가트렌드(Mega trend) ▲EV/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에너지 ▲휴머노이드 ▲DX(Digital Transformation) ▲우주항공을 자세히 설명했다.
자동차의 경우 EV(전기차)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로 전환되면서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사람보다 안전하게 운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Smart Mobility Device)로 바뀌고 있다.
이런 EV,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위해 배터리, 반도체, 센서 등 IT 부품 채용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장 사장은 또한 AI가 챗GPT처럼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수준인 생성형 AI(Generative AI)로 발전했다고 언급했다.
급속도로 발전중인 AI를 구현하기 위해 반도체도 함께 진화중이다. AI 학습을 위한 가속기 즉 서버용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비롯해 메모리 반도체의 빠른 데이터 통신을 위한 HBM(고대역폭메모리) 고속 메모리도 증가하고 있다.
AI칩 수요 증가에 AI용 초고속, 초고용량, 고신뢰성 패키지 기판과 수동부품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세번째 메가트렌드인 에너지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에너지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있고, 새로운 에너지원을 위한 산업과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처럼 앞으로 휴머노이드(Humanoid)도 메가트렌드가 될 것으로 꼽았다. 휴머노이드가 사람처럼 동작하기 위해선 인식/추론/구동 위한 전자부품의 채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자 부품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환경을 가상의 공간으로 옮겨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전개되면서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과 같은 XR(확장현실)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사장은 우주항공을 언급하며 과거에는 강대국 중심으로 기술이 발전했지만, 이제는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우주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우주항공은 하나의 산업군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10년 뒤 먹거리 '메가트렌드' 정조준한 삼성전기 '미래 프로젝트'
이같은 변화에 전자 부품 회사 삼성전기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장덕현 사장은 전자 산업 변화에 맞춰 단계적으로 미래 성장 시장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 부품 계열사 사장이 와서 왜 메가트렌드를 소개할까? 새로운 시장을 항상 찾아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의 전자산업은 스마트폰이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앞으로 10년은 EV/자율주행, 서버/네트워크가 시장을 주도하고, 이후 10년은 휴머노이드/우주항공/에너지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대비해 삼성전기는 주력 사업인 MLCC(적층형 세라믹콘덴서), 패키지기판, 카메라모듈의 지속적인 신기술·신제품 출시로 기존 IT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장 사장은 밝혔다.
MLCC 기술의 핵심은 '크기는 더 작게, 용량은 더 크게'다. 이에 삼성전기는 재료 미립화를 통해 유전체 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어 용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패키지기판의 경우 성능개선으로 개발 난도가 높아지는 반도체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고다층, 대면적화 및 미세회로 패턴 형성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모듈은 차별화된 광학 설계 기술을 통해 신제품 및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10년 먹거리인 EV/자율주행 및 서버/네트워크 시장을 겨냥해 삼성전기는 EV/자율주행 분야에서 고신뢰성 및 고성능 제품을 개발중이다.
특히 고온, 고습, 고진동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MLCC 및 자율주행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을 공급하고 있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의 경우 고화소 카메라 및 슬림형 렌즈 개발을 통해 제품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서버/네트워크 분야에서도 대형 및 고다층 기판, 멀티 패키지 기술과 반도체 공정을 활용한 캐패시터 개발 등을 통해 반도체 칩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다고 장 사장은 강조했다.
미래 시장인 휴머노이드 산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삼성전기의 강점인 광학설계, 정밀가공, 구동제어 기술을 활용한 미래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휴머노이드를 "전자 부품과 소프트웨어 덩어리"라고 언급하며 새로운 플랫폼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에 탑재되는 시스템/AI(로직 반도체/메모리), 센싱/제어(센서/카메라), 전원(배터리), 구동(액추에이터/모터/감속기) 모두 삼성전기 부품과 관련돼있다. 장 사장은 "50년 뒤 죽는다고 가정할 때 2가지가 옆에 있을 것"이라며 "하나는 개, 또 다른 하나는 휴머노이드다. 휴머노이드는 단순 작업 뿐 아니라 전문영역까지 활용된다"고 전망했다.
또 삼성전기의 세라믹 재료 기술, 적층/소성 등 공정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관련 신기술과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소형 IT용 전고체 전지 역시 개발 중이라고 했다.
이를 포괄하는 것이 삼성전기 미래(Mi-RAE) 프로젝트다. 장 사장은 전자산업 변화에 맞춰 MLCC, 카메라모듈, 패키지기판의 핵심기술을 확보해 전장, 로봇, AI/서벌, 에너지 등 4개 미래 산업 분야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운영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장 사장은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과감한 도전 정신으로 SET의 발전을 선도하고, 전자 부품의 판도를 이끌어 나가는 독보적인 부품 기술(S.O.A.T, State of the art,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미래 산업의 기술 실현은 반드시 부품·소재가 기반이 돼야 가능하며, 이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삼성전기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있을것이라고 언급했다.
인생 선배로서의 조언 "엔지니어링에는 한계가 없다"
마지막으로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엔지니어링에는 한계가 없다"며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하는 기술들도 더 노력하고 고민한다면 한층 더 높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899년 노벨물리학 수상자인 앨버트 마이컬슨은 물리학의 중요한 기본 법칙은 모두 발견됐다고 말했지만 이후 아인슈타인, 오펜하이머 등의 물리학자들이 등장하며 혁신이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그는 "한계는 분명히 깨질 수 있고 그 주인공은 여러분 일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지식 획득을 통해 보다 더 깊이있는 인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강연 이후 학생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대표이사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장 사장은 "이것저것 많이 했지만 역시 성공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며 "여러분들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펀더멘탈이 강해야 한다. 교과서 공부를 많이해 기본기를 잘 닦자. 이를 응용하게 되면 여러분은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