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16만5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 갱신
라인 지분매각 시 3천억 손실 우려에도...네이버 침묵
"라인 매각은 네이버 경영진만의 문제 아닌 주주 등에 큰 영향"
네이버 노조도 지분 매각 반대 목소리
"라인야후가 매각되면 연간 영업이익의 약 20%가 사라진다는데, 이쯤되면 경영진이 주주들을 호구로 보는 것."
네이버의 주주가치 훼손이 도를 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초반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보다 0.84% 하락한 16만5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최근 '라인야후 사태'로 해외사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총무성은 지난해 라인야후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이유로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주사 A홀딩스 지분 매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후 라인야후는 탈 네이버에 속도를 내고 있다. A홀딩스는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7월1일까지 일본 총무성에 네이버와 시스템 분리 계획 등을 담은 구체적인 보안책을 제출해야 한다.
문제는 주주의 권리와 직결된 이 중요한 사안이 충분히 설명되지도 논의되지도 않은 채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회사에선 주주가 주인이고, 경영진(이사)이 대리인에 해당한다는 게 일반적이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네이버 노조 긴급토론회’에선 이번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이 현실화되면 네이버는 3000억원 수준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여한 애널리스트 출신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지난해 기준 라인야후의 순이익이 1조3000억원에 달한다"며 "네이버가 그중에서 약 3000억원의 지분법 이익을 반영하고 있는데 일본이 탈취하면 네이버 이익이 없어지게 되고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조4888억원의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이번 라인사태는 네이버 경영진만의 문제가 아닌 주주 등 영향권 안에 있는 대상을 더 확대해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인야후의 매각은 주주의 중요한 회사 경영 판단 자료이며, 투자자의 투자 판단 정보"라며 "주주라면 당연히 해당기업의 장기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에 대해 알아야 하는데, 네이버의 침묵은 계속되고 있다. 주주를 그저 배당만 받아가고 시세차익을 노려 주식을 사고파는 존재로만 보는 건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임원들도 자사주 매도 행렬에 동참해 눈총을 사고 있다. 네이버의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라인야후 사태로 국민적인 부정적 여론이 확대된 4월 이후 네이버 임원들이 주식을 매도했다고 공시한 건수는 29건으로 나타났다. 주식을 매도한 주체들은 모두 리더급으로 임원급에 해당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희만 리더가 지난 4월 12일 네이버 주식 2210주를 주당 18만4200원에 장내 매도하며 가장 많은 주식을 현금화 했다. 매각을 통해 얻은 현금은 4억708만원에 달한다. 또 이인희 리더와 하선영 리더가 각각 1000주를 주당 17만7800원, 16만8700원에 매도했다. 현금화 한 돈은 1억7780만원, 1억68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