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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공개매수 둘러싼 불확실성 확대…파급력 ‘촉각’


입력 2024.09.20 07:00 수정 2024.09.20 10: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MBK 측 공개매수 돌입에 5거래일 간 33%↑

고려아연 측 거센 반발…성공 여부 관건

최 회장 측 대응 따라 관련주 주가 변동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왼쪽)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사

고려아연 최대주주의 공개매수 진행으로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공개매수 성공 여부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사 측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진행 상황에 따라 주가는 요동 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인 19일 고려아연은 전 거래일(13일) 대비 6.16%(4만1000원) 오른 70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최근 5거래일(10~19일) 연속 상승으로 이 기간 32.65%(52만9000→70만7000원) 급등했다.


이는 MBK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고려아연의 최대주주인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강화 목적의 공개매수에 돌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지난 12일 영풍 및 특수관계인(장씨 일가)과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MBK는 지분 확보를 통해 고려아연의 최대주주가 돼 의결권을 공동행사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영풍 및 특수관계인 소유 지분 일부에 대한 콜옵션을 부여 받기로 했다.


최종적으로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그룹 내에서 고려아연 지분을 영풍과 장씨 일가 지분보다 1주 더 갖게 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지난 13일 고려아연 지분 6.98%(144만5000주)~14.61%(302만5000주) 확보를 목표로 1주 당 66만원에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공개매수는 내달 4일까지 진행된다.


공개매수는 회사의 경영권을 획득하거나 강화하기 위해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주식 등을 집단적으로 장외에서 매수하는 방법을 말한다. 매수기간·가격·수량 등을 공개하고 증권사 창구에서 청약을 받아 진행된다.


영풍과 고려아연은 75년 동업 관계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는 1949년 영풍을 공동 설립하고 1974년에는 고려아연을 세웠다. 이후 영풍그룹 안에서 영풍은 장씨 집안이 고려아연은 최씨 집안이 경영해 왔다.


양사 간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최근 현금 배당 요구에서 시작됐다. 주력 사업이 부진한 영풍이 고려아연에 현금 배당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고려아연이 이러한 요구에 반해 장기 투자에 나서자 갈등이 불거졌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위법행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등 오너 일가의 경영 자질을 문제 시 삼으며 MBK 측에 경영권을 넘기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에 고려아연 측에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의 이번 공개매수에 대해 약탈적 인수·합병(M&A)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MBK에 대해서도 ‘기업사냥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의 경영 자질을 문제 시 삼으며 법적 대응에도 나설 채비다. 회사는 장형진 고문 등이 영풍을 사유재산처럼 불법행위 수단을 이용하고 있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소공동에서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증권가는 공개매수를 둘러싼 이슈가 고려아연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풍의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주가의 하방 압력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향후 경영권 분쟁의 핵심 관심사는 영풍 측에 대항한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 돌입 여부로 지목된다. 고려아연의 주가(70만7000원)가 이미 공개매수가(66만원)를 넘어서며 투자 유인이 줄어든 만큼 고려아연 측의 공개매수 돌입 여부는 주가 방향을 결정하는 데도 키 포인트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 회장은 전날 ‘고려아연과 계열사, 협력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공개 서한에서 “우리는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임박한 핵심 관심사는 고려아연 및 최씨 일가 측의 대항 공개매수 여부”라며 “최씨 일가의 대응방안에 따라 향후 관련주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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