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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3노조 " 국군의날 기념식도 MBC만 불방…관계자 징계하라"


입력 2024.10.02 19:10 수정 2024.10.03 12:53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MBC노동조합(제3노조), 2일 성명 발표

ⓒMBC노동조합(제3노조) 제공

1일 오전 건군 75주년 기념 국군의날 기념식이 열렸고, KBS와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생방송으로 국민에게 현장 화면을 전했다. 북한 지휘부 벙커와 핵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현무5 미사일을 비롯해 헬기와 전투기 등 각종 첨단 무기들을 선보이며 우리나라의 국방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자리여서 시청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KBS의 경우 시청률이 5.2%로 휴일 오전 시청률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고, SBS도 2.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공영방송 MBC는 뭐했나? 기념식 생방송 대신 ‘전지적참견시점스페셜’을 내보냈다. 시청률 1.2%였다. 국군의날에 국민은 우리 국군의 늠름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데 공영방송 MBC는 무책임하게 이미 방송했던 오락프로그램의 편집본을 내보냈다. 북한군의 야간 열병식 소식은 빼먹지 않고 뉴스로 자세하게 소개하면서 정작 우리 국군의 기념식은 홀대한 것이다. 남한방송인지 북한방송인지 모르겠다는 비아냥이 나와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8월 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도 MBC만 방송하지 않았다. 이밖에 지난 6.25 행사도 MBC만 유일하게 중계를 안 한 바 있는데 이쯤 되면 의도적이 아니냔 의심을 살만하다.


사실 MBC의 국군의날 기념식 방송은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이 맞는다. 이는 MBC가 상도의에서 벗어난 비신사적 행위로 코리아중계풀단에서 2개월이나 배제되는 징계를 받아서 해당 영상소스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두 번 연속 대통령 행사를 생방송하지 못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번 사태는 A 국장이 맡고있는 디지털뉴스룸에서 저지른 어이없는 행동 때문이었다. 디지털뉴스룸의 모 팀장이 타사의 화면을 무단으로 사용해 동영상을 제작한 것이 들통나는 바람에 방송사 간 합의로 징계가 결정된 것이다.


이 때문에 벌써 두 번씩이나 중요한 국가적 행사를 방송하지 못하는 ‘대형사고’가 났는데 누구한테도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이같은 MBC 경영진의 태도 때문에 ‘MBC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정부 행사를 생방송 해주고 싶지 않은데 마침 잘 됐다고 여기는 것 아니냔 말이다. 특히 이번 국군의날 기념식과 관련해선 MBC 측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전무하다. 방송사 풀단이나 대통령실에 선처를 요청하지도 않은 것 같다.


지난 7월 2일 MBC노동조합(제3노조) 등이 국회 앞에 모여 '방송악법저지 및 MBC 정상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데일리안 박상우 기자

민주당 정부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행태다. 과거 문재인 정부 초창기에 청와대에서 긴급하게 진행한 기자회견을 MBC가 생방송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이 있었고, 이후 출입기자가 교체됐다. 현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들이 만약 민주당 정권이었다면 국군의날 기념식 불방사태를 이렇게 아무 일 없다는 듯 넘어가겠는가?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 중요한 국가적 행사를 국민에게 전해야 할 공영방송의 책무를 못 지키게 만든 행위이기 때문이다.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관련자를 징계해야 마땅하다. 그래야지 그나마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변명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징계와 관련해 MBC 경영진이 가입 노조에 따라 차별을 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노조원은 6년 전 보도에서 단지 반론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바 있다. 또 민주당 의원 명예훼손으로 2천만 원 배상 판결을 받은 우리 노조원은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반면 ‘탈북작가 성폭행범 오보’로 대법원에서 5천만 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건에 대해 회사는 지난달에 데스크와 기자에게 고작 주의와 근신이라는 경징계로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했다. 회사에 명예뿐 아니라 재정적으로 손해를 입혔는데 말이다. 관련자는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었다. 또 이번엔 회사가 국가적 중요 행사를 생방송을 하지 못하게 된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에서도 ‘쉬쉬’하며 어물쩍 넘기려 하고 있다. 역시 관련자들은 민주노총 소속이다.


우리는 국군의날 기념식과 대통령 국정브리핑 불방 사태에 대해 다시 한번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2024.10.2.

MBC노동조합(제3노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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