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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설·김여사·우크라…건만 생기면 공세 소재, 의도는 무엇?


입력 2024.10.31 06:10 수정 2024.10.31 06:10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국회 동의 피해 파병하려는 꼼수,

동의 없이 보내면 국방장관 탄핵"

계엄설은 근거 없어 동력↓가운데

이재명 1심 선고 앞두고 공세 지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뉴시스

러시아 파병 북한군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현지 모니터링단(참관단) 파견 및 우크라 군을 지원하는 안보 문제가 정치권 공방으로 번졌다. 야당은 연일 정부에 '전쟁 획책' 책임을 묻는 등 '정권 퇴진 공세'에 이를 이용하고 있다. 급기야는 '모니터링단'을 조준해,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국회의 동의 없이 우회적으로 국군을 파견하면 국방부 장관 탄핵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엄포까지 나왔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발 '정권 퇴진 공세'를 위한 바통은 △'윤석열 정부의 계엄준비설 제기'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전방위적 특검 수용 압박'에 이어 △'러·우 전쟁'이 이어받은 양상이다. 여권으로부터는 이재명 대표의 선동 정치가 국가 안보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다음 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25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이 각종 대여·대정부 공세를 통해 국민 시선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돌리는 동시에, 민주진보진영 내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 또한 속도감 있게 내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날 김병주 최고위원은 우크라 모니터링단 파견 시 국방부 장관 탄핵 추진을 언급했다. 전날에는 이재명 대표가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고문 기술을 전수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라며 정부의 모니터링단 파견 검토 소식을 폄하한 바 있다.


우선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한국 대표단을 보낸 윤석열 정권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에 정예요원 파견을 검토 중"이라며 "모니터링단, 즉 참관단이란 이름으로 국회의 동의를 피해 파병하려는 꼼수"라고 규정했다. 그는 "헌법 60조에는 국회가 국군 해외 파견에 대한 동의권을 갖는다고 돼 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참관단을 보내는 것뿐 아니라 살상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살상 무기나 참관단을 보내는 것은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가져오는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불필요하게 급발진하면서 국민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국회 동의 없이 참관단을 파견을 보낸다면 국방부 장관 탄핵 등 다양한 법적 강구를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과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추진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방부 육군 탄약정책담당관 등이 이미 나토 본부에 출장을 나가 있는 사실도 확인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155㎜ 포탄 지원 가능성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우리에게 포탄 지원 요청을 한 적이 없으며,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을 직접 지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건 틀린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설사 무기 지원 이야기가 논의된다고 해도 일차적으로는 방어 무기 지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상식적으로 그것이 순서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우리 정부의 우크라이나 현지 모니터링단 파견 부분에 대해서는 "전황 분석팀이라고 부르든, 모니터링팀이라고 부르든, 앞으로 북한군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정황을 모니터하고 분석할 수 있는 팀을 미리 만들어 보낼 준비를 할 필요성를 느끼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전날 비공개 정보위원회 국감에서도 정보 당국인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해외파병을 해서 전투를 치르는 것은 처음이고, 거꾸로 우리가 북한군의 역량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국가 안보에 필요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우크라이나 측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의 이 같은 공세를 '선동정치'라 수식하며 "이 대표가 국회 외교통일위원으로 일할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케 한다"는 지적을 했다.


이날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그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두고 '(우리 정부가) 남의 나라 전쟁에 왜 끼어드냐'고 했다"며 "북·러가 혈맹을 맺고 전쟁을 치르는데, 야당 대표가 동네 불구경하듯 쳐다보는 현실이 믿기질 않는다"고 개탄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는 '한반도에 전쟁을 획책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심들이 생겨나고 있다'고도 했다"며 "이는 터무니없는 계엄 타령에 이은 선동적 발언으로 국내 정세를 어지럽히고 국민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박 원내대변인은 "선고를 앞둔 절박함에 이런 망언까지 쏟아낸 것이겠지만, 국가 안보까지 선동의 재료로 삼는 것은 이 대표에게 자해적 결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계엄준비설과 함께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정권교체 초입 국면' '심리적 탄핵' 등의 표현을 운운하기도 했으나, 계엄설과 관련한 구체적 근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을 필두로 제기된 '윤석열 대통령이 모교인 충암고' 라인을 군 내에 동원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인데, 최근 이를 두고는 민주당발 '카더라'라는 수식어까지 따라붙고 있다.


계엄준비설의 동력이 떨어진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2일 '김건희를 특검하라'를 부제로 열리는 대규모 규탄대회도 예고했다. 규탄대회는 오는 2일 2일 오후 2시부터 서울역 4번 출구~숭례문 구간에서 열리며, 참석 대상은 당지도부를 비롯한 국회의원,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지역위원회 당원 등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규탄대회는 검찰이 지난 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불기소 처분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선 규탄대회를 통해 세를 과시하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분수령이 임박한 상황에서 사법부뿐 아니라 대통령실·여당을 압박하기 위한 용도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민주당이 최근 재재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에는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관련자로 꼽히는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이 추가됐다. 이와 함께 기존 특검법에도 수사 대상으로 들어갔던 주가조작 의혹·코바나컨텐츠 전시회 뇌물성 협찬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국정개입 및 인사개입 의혹·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 등도 담겨있다.


민주당 이날 열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한 평가로도 "김 여사 특검 없는 (국민의힘의) 변화와 쇄신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김 여사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엄정한 수사로 진상을 철저히 파헤쳐서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특검 말고는 김 여사 문제를 국민께서 납득할 수준으로 풀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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