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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 무게에 순식간에 뒤집혔다…동료들 점점 사라져"


입력 2024.11.08 11:17 수정 2024.11.08 11:17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제주 어선 침몰 현장서 구조된 선원, 배 전복되던 순간 전해

"다른 운반선 들어오기 전 그물 들어 올리는 과정서 배 넘어가"

8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한림수협위판장에 마련된 응급의료소에서 구조된 인도네시아 선원이 응급 지도를 받고 있다.ⓒ뉴시스

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탄 대형 고등어잡이 어선이 침몰해 15명이 실종된 가운데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선원의 증언이 나왔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제주 비양도 북서쪽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에서 살아남은 선원 A(63)씨는 배가 전복되던 순간을 전했다.


A씨는 "새벽에 그리 심하지는 않았는데 바다가 꼴랑꼴랑 했다. 운반선(117금성호)에 어획물 1차 하역을 끝내고 다른 운반선이 들어오기 전에 그물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넘어갔다"며 "그물을 들어 올리는데 그물에 남아 있던 무게를 이기지 못했다. 처음엔 서서히 기울어지더니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순식간에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금성호는 그물이 있던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뒤집혔다.


A씨는 "배가 완전히 뒤집혀 배 밑이 하늘로 올라가 버리니 선원 전원이 모두 물에 빠졌다. 그때 외국 선원 2명이 뒤집힌 배 위로 올라가 한명씩 끌어올렸다"며 "10여명이 구조됐는데 2명은 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얼마 안 됐는데 심정지가 왔다. 정말 몇 초 사이에,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사고 당시 바다에 빠진 동료 선원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A씨는 "망망대해에서 장비도 없고 맨몸으로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며 "조류에, 파도에 (선원들이) 자꾸 멀어졌다. 배 쪽으로 좀 붙어야 구조할 건데 자꾸만 자꾸만…"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오전 4시 33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4㎞ 해상에서 부산 선적 129t급 선망 어선 금성호가 침몰 중이라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금성호 승선원은 출입항 승선원은 출입항관리시스템상 27명(한국인 16, 외국인 11)으로, 현재 15명은 인근 선박에 구조돼 제주 한림항으로 들어왔다.


이들 중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13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로 구조됐으며 오한 등의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나머지 12명(한국인 10, 외국인 2)은 실종 상태다.


해경은 "금성호 선체는 완전히 침몰했다"고 전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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