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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길을 잃다…윤석열 담화 이후 정국은?


입력 2024.11.12 06:06 수정 2024.11.12 06:06        데스크 (desk@dailian.co.kr)

윤석열 대통령지지율, 15% 내외 하한선 있을 듯

국민의 지지에 기반한 탄핵 이야기는 한계 있을 듯

야당, 장외집회로 김건희 특검법-탄핵 동력 얻기 힘들 듯

한동훈 대표의 태도 변화와 여당의 이탈표는 불가능해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 최고위원 등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2차 국민행동의 날' 장외집회에서 LED 촛불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월 7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있었다. 담화는 포괄적인 차원에서는 사과하되 각론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은 “역사상 최악의 담화”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그날 이후 정국은 어떻게 될까?


먼저 대통령을 보자.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속해서 낮아진 것으로 되어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정 동력을 상실할 정도로 저점 없이 수직 낙하하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과 관련해 주목할만한 점은 대통령 지지율의 하한선이 있다는 점이다.


의대 증원 문제가 쟁점이 되고 대통령의 지지율이 본격적으로 하강하던 9월 초의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9월 2일~3일 뉴스핌의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가 29.4%인데 의대 증원 문제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정부 안 지지 53.8%, 규모 조정 31.5%였다. 비교적 온건한 입장인 규모 조정안조차 반대하고 있는 집단을 윤석열 강렬 지지층으로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규모는 잘하고 있다. 30%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정부 안 지지 0.5를 곱하면 약 15%이다. 15% 정도의 강경지지층이 버티고 있어서 연일 저점을 갱신한다는 뉴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지지율은 어느 선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즉 현재의 여론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대책 없이 수직 낙하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저점에서 강력한 저지선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하한선은 15%이다. 대통령의 강렬한 부정 층(매우 잘못하고 있다)을 60% 정도로 본다면 양자는 60대 15로 대치하고 있다. 선거와 정치의 맥락에서는 일방적이지만 탄핵의 견지에서 보면 15% 정도로도 어느 정도 방어가 되는 것 같다. 요약하면 국민의 지지에 기반한 탄핵 이야기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다음은 거리 시위이다. 야당은 김건희 여사, 명태균 문제를 엮어서 국민적 공분을 끌어내고 반정부 투쟁으로 이끌고자 했다. 그런데 11월 2일 범국민대회에서 30만명 동원을 공언했음에도 실제 참가자는 2만명에 그침으로써 체면을 구겼다. 일주일 후인 11월 9일 있었던 집회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아직은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거나 2016년과 같은 거대한 시위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거리 시위에 나서지 않는 이유를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2016년의 학습효과, 11월 이재명 당 대표의 선고공판에 대한 고려, 앞서 말한 15% 내외의 강력한 윤석열 지지층의 방어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야당이 장외집회를 통해 김건희 특검법-탄핵의 동력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여론의 지지와 의석수 우위에도 불구하고 의회 공간에서 목적한 바를 얻지 못하고 그렇다고 장외를 통해서도 목적을 달성할 수도 없는 상태가 민주당이 놓인 냉정한 현실이다.


국민 여론, 장외집회가 어렵다면 의회에서 김건희 특검법-탄핵의 전망은 어떠할까? 10월 22일 용산 회동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사이의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한동훈 대표는 3대 요구안 5대 요구안을 들이밀며 대통령의 성의 표시를 압박해 왔다. 대통령이 전향적인 입장을 견지하면 본인이 주도권을 잡고 정국을 수습할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었다.


11월 9일 대통령 담화는 한동훈 대표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동훈 대표는 두 가지 입장이 가능하다. 하나는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것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입장을 수용하는 것이다.


한동훈 대표로서는 강경 태도를 고수하더라도 할 것이 없다. 당장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선택은 자칫하면 국민의힘과 윤석열 지지층을 적으로 돌려세울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다. 한동훈 대표는 하루의 고심 끝에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며 11월 7일 담화에 힘을 실었다.


이것으로 야당이 기대했던 한동훈 대표의 태도 변화와 여당의 이탈표는 불가능해졌다.


이제 초점은 김건희 특검법의 통과 여부일 것이다. 지금 같은 상태라면 김건희 특검법은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다. 표면상 윤석열-한동훈-국힘으로 이어지는 연대 전선이 형성되어 있어서 거부권 무력화에 필요한 이탈표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길을 잃었다. 거대 야당이 벽에 부딪힌 것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과 그것을 위한 탄핵 또 그것을 위한 김건희 특검법에 있을지 모른다. 압도적인 국민 여론을 배경으로 더 유연하고 정책적인 이슈로 정국을 주도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다. 민주당은 우격다짐으로 탄핵이라는 좁은 길을 가려다 어쩌지 못하고 벽에 낀 신세가 돼버렸다.

글/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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