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멜로 '에어시티'·'태양을 삼켜라' 이어
정통 멜로에 도전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이서윤 작가는 2007년 드라마 ‘에어시티’, 2009년 ‘태양을 삼켜라’의 공동집필로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에어시티’에선 국정원 요원과 공항 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태양을 삼켜라’에서는 인간의 야망을 들여다 보며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줬었다.
지금은 MBC 금토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를 집필 중이다. 시골 모텔을 배경으로 모텔에서 태어나 모텔에서 자란 여자 주인공이 12년 전 도망친 고향에서 첫사랑과 재회하며 겪는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로, 청춘 로맨스의 애틋함을 그리고 있다.
◆ 액션 멜로부터 정통 멜로까지, 이서윤 작가의 ‘애틋한’ 로맨스
이 작가의 첫 작품인 ‘에어시티’는 여권 위조와 마약 밀수, 신기술 반출 등 공항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사건을 다룬 작품이었다. 국정원 요원과 공항 직원들이 여러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 당시 국내 TV 드라마 사상 최초로 인천 국제공항과 국가정보원 청사 촬영 허가를 받아 항공 업무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풀어내 흥미를 유발했었다.
테러 등 국제범죄조직에 맞서는 국정원 요원 김지성(이정재 분)의 활약이 큰 스케일로 담기는가 하면, 버드 스트라이크를 막기 위해 애쓰는 공항 직원들의 사투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액션 블록버스터의 묘미는 물론, 공항운영실 실장 한도경(최지우 분), 김지성과의 ‘일과 사랑’ 이야기가 조화롭게 담겨 ‘어렵지 않은’ 몰입을 끌어냈다. 사건을 통해 긴장감을 이어나가면서도 ‘사람’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것이 ‘에어시티’의 강점이었다. 특히 김지성과 한도경의 멜로는 사랑조차 마음껏 하기 힘든 요원의 애환과 맞물려 더욱 애틋하게 그려졌고, 이 작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부터 멜로까지. 다양한 장르를 능숙하게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태양을 삼켜라’ 또한 액션과 멜로의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 드라마였다.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 사랑과 야망을 통해 진정한 성공의 가치를 되새기는 다소 묵직한 이야기로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제주도 카지노를 배경으로 아버지 장 회장(전광렬 분)을 향한 복수심을 불태우는 김정우(지성 분), 집안은 무너졌지만 꿈을 위해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 이수현(성유리 분) 등 이 작가는 여러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출생의 비밀과 복수 등 극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지만, 김정우와 이수현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며 사랑을 싹틔우는 과정은 애틋했다.
‘모텔 캘리포니아’는 ‘멜로’가 중심인 작품이지만, 그 깊이만큼은 전작들 못지않다. 한 마을에서 함께 자란 지강희(이세영 분), 천연수(나인우 분)의 과거사부터 차근차근 서사를 쌓아나가며 후반부 어떤 애틋한 감정들이 여운을 남길지 기대를 모으는 것. 지강희의 아버지 지춘필(최민수 분)을 비롯해 금석경(김태형 분), 윤난우(최희진 분) 하나읍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의 얽히는 감정 또한 놓치지 않고 포착해 내며 이 작가가 그려나갈 풍성한 이야기도 기대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