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팀 동료의 '밀어주기'에 힘입어 금메달을 획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린샤오쥔은 8일(한국시각)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펼쳐진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150을 기록, 한국의 에이스 박지원(41초398)을 밀어내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레이스를 마친 린샤오쥔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는 중국 팬들에게 화답했다. 펜스에 올라탄 중국 코치진에 안긴 린샤오쥔은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박지원과 장성우는 울고 있는 린샤오쥔에게 다가가 축하의 인사를 전했지만, 린샤오쥔의 금메달은 ‘밀어주기 의혹’으로 인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남자 500m 결승은 두 차례나 재출발이 있을 정도로 치열했다. 어렵게 스타트 한 레이스에서 쑨룽-린샤오쥔이 1·2위를 달렸고, 박지원-장성우가 뒤를 이었다. 한 바퀴 반 남겨놓고 직선 주로에서 린샤오쥔이 아웃코스로 추월하는 사이 박지원을 인코스를 파고들며 선두로 올라섰다. 린샤오쥔은 쑨룽만 제치고 박지원 뒤를 따랐다.
이후 문제가 될 만한 장면이 나왔다. 쑨룽이 자신의 앞에서 레이스를 펼치던 린샤오쥔 엉덩이를 오른손으로 민 순간이다. 쇼트트랙 계주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쑨룽은 린샤오쥔을 밀자마자, 속도가 떨어지면서 뒤로 밀렸다. 힘을 받은 린샤오쥔은 추월에 성공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분명 규정 위반이 될 수 있는 행위인데 심판진은 별다른 조치 없이 린샤오쥔 금메달을 인정했다.
지켜보던 팬들은 “이게 계주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도 “반칙 처리 될 수 있는 장면인데 즉각 대응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남자 500m 외에서도 중국 대표팀 특유의 ‘나쁜 손버릇’은 이어졌다.
여자 1500m 결승에서는 ‘람보르길리’ 김길리가 바깥쪽으로 속도를 붙여 선두로 나서는 순간 중국 양징루가 넘어지면서 김길리를 잡으려는 듯 오른팔을 쭉 뻗었다. 다행히 속도를 올린 김길리는 잡히지 않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가슴 철렁한 순간이 있었다. 박지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중국 쑨룽이 오른팔로 밀쳤다. 그래도 박지원은 중심을 잃지 않고 버텨내고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금메달을 따냈다. 박지원은 “(중국 선수와의 충돌을)잘 피해가며 완벽한 경기를 해야 금메달을 따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말했다. 중국 쇼트트랙의 나쁜 손버릇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한국 쇼트트랙은 첫날만 4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