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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향' TK서 워밍업…'조기 대선' 성사 때는 즉각 출격?


입력 2025.03.02 00:10 수정 2025.03.02 00:10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김문수, 28일 고용노동부와 직접 연관 없는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식 참석차 대구 방문

'출마 의사' 선 그었으나…"대선 행보" 평가

"조기 대선 대비 위해 움직여야 하는 상황"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65주년 2·28민주운동국가기념식에 참석한 뒤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대권 잠룡'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보수의 심장'이자 본인의 고향인 대구·경북(TK)을 찾아 종횡무진했다. 윤석열정부의 현직 각료라는 입장을 고려해 출마 의사를 밝히지는 못하고 있지만, 조기 대선이 끝내 성사될 경우 즉각 출격할 수 있도록 워밍업을 하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장관은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주관 제65주년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장관 취임 후 처음 대구를 공식 방문했다.


오후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 자신의 관할인 대구 북구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을 방문해 직장복귀지원프로그램실 등 재활치료시설을 둘러봤다.


김 장관은 국가기념식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여권 내 대권주자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이것은 아니지 않나, 다른 사람 없나' 찾다보니 나를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이 목마름·안타까움·희망·기대 이런 것들을 갖고 여론조사에서 나를 눌러주신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언뜻 겸양해서 몸을 낮춘 듯한 답변이지만, 실은 지금 언급되는 여야 대권주자들 사이에 '사람이 없다'는 뜻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김 장관은 여권 내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8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될 경우 범여권 대선 후보 가운데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본 결과, 김문수 장관이라는 응답이 37.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대통령 탄핵 인용시 조기 대선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자 "그렇게 예측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기 때문에 답변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그의 움직임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고 있다. 김 장관이 참석한 대구 2·28 민주운동 국가기념식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서의 공식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자리였다. 물론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도 둘러봤지만 이는 '방문 명분 만들기' 목적의 일정 아니었느냐는 시선이 강하다.


결국 조기 대선이 성사될 경우 출마를 고려하면서, 경북 영천이 고향인 김 장관이 TK에서 '동남풍'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늘 행사 참석은 대선 행보의 일환"이라며 "대구를 중심으로 한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이번 대구 행사 참석은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차피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조기 대선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봤다.


김 장관의 조기 대선을 위한 몸풀기는 이미 시작됐단 평가도 나온다. 최근 김 장관이 윤석열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인 노동개혁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참석한 것 또한 조기 대선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 행사에서는 주무부처 장관인 김 장관이 기조 연설을 했는데,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현역 의원 50명이 넘게 참석하며 존재감을 한껏 부각시켰다.


대권 도전을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됐음에도 김 장관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지지는 계속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조기 대선' 단어를 금기시하는 강성 지지층이 김 장관의 행보를 과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 묻자 신 교수는 "김문수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층이 겹치는 사람이다. 새롭게 뭣을 끄집어내고 할 이유가 없다"며 "어차피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하더라도 조기 대선을 위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워낙 강성보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김 장관은 현재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도 지지율에 타격이 없다"며 "강성 지지자들은 대선 후보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거론되는 게 싫은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면 그때부터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며 더욱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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