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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통업계는…'불황형 소비 양극화' 확산


입력 2025.03.06 07:22 수정 2025.03.06 10:03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불황 가시화

불황 속 초저가·합리성 중시하는 소비 흐름 관측

열리지 않는 지갑에 부유층 공략 상품 증가

최대한 싼 것을 찾아 구매하는 불황형 소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소비도 증가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최대한 싼 것을 찾아 구매하는 불황형 소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소비도 증가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전달 대비 모두 감소하는 이른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생산은 2.7%·소비 0.6%·투자는 14.2% 감소했는데, 경기 둔화 속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는 흐름이 관측됐다.


이에 최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불황형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다이소와 같은 초저가 소비가 늘고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요노(YONO·You Only Need One)'도 최근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요노'는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뜻으로, 과감한 지출에 거리낌이 없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시대가 저물고 새롭게 부상한 트렌드다.


'듀프족(Dupe)'이란 말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듀프'는 '복제'라는 뜻의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줄임말이다. 이른바 '듀프족'은 가격은 저렴하지만 고가 브랜드에 버금가는 품질을 가진 대안 제품을 찾아 소비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듀프족은 '저렴이 버전', '브랜드맛', '명품st'라는 말이 붙는 대안 제품 정보를 SNS에 공유하는가 하면 제품 발매일에 맞춰 매장으로 '오픈런'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소비 행태가 변화하면서 '초저가' 소비를 지향하는 다이소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최대인 4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 매출 2조9458억원에서 이듬해 3조4605억원을 기록했던 다이소는, 2024년 매출 4조원을 기록하며 순황을 보였다. 2022년 2393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4년 3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다이소의 전국 매장 수도 △2020년 1339개 △2021년 1390개 △2022년 1442개 △2023년 1519개 등으로 매년 느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패션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초저가 가성비' 소비가 각광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에이블리 내 별도 마련된 'SPA 브랜드 관'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2024년 4분기(10~12월) 에이블리 내 SPA 브랜드 거래액은 전년 동기(2023년 4분기) 대비 2배(100%), 주문 고객 수는 70% 증가했다.


올해 에이블리 내 SPA 브랜드 수요도 지속되는 흐름이다.


지난 2월 SPA 브랜드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가량(90%) 증가했으며 에잇세컨즈, 미쏘, 지오다노, 로엠, 슈펜 등 다양한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불황형 소비'가 확산되면서 각 업계도 '초저가' 시장에 뛰어들며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NC베이직은 지난 1일 NC 송파점 1층에 198㎡ 규모로 첫 모델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다.


이랜드리테일이 내세운 유통형 SPA인 NC베이직은 유통사가 자체 기획·생산한 패션 브랜드 상품을 자사 유통망에 입점해 차별화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실제 NC베이직의 대표 상품인 1만 9900원 데님 외에도 셔츠와 스웨터는 1만 9900원, 후드티셔츠는 1만 2900원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갖추고 있다.


이런 '불황형 소비'가 늘어나는 흐름 속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런 추세일수록 소비에서 VIP 고객이나 부유층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대표적 이커머스 기업 쿠팡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세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료품 분야에서 '프리미엄 프레시' 등을 선보였고,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명품 패션 플랫폼 '파페치'를 5억 달러(약 6500억원)에 인수하며 명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향후 쿠팡은 뷰티, 공산품, 가전 등 전 분야에 걸쳐 프리미엄 라인을 구축해가겠다는 계획이다.


여행업계에도 '하이엔드' 바람이 불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모두투어는 새로운 패키지여행 브랜드 '하이클래스(High Class)'를 출시한다.


부유층 고객을 타깃으로 한 럭셔리 상품 브랜드인데 이는 불황 속 초고가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럭셔리 패키지의 경우 참여자가 소수여도 1인당 상품 가격이 수천만 원에 달해 불황에도 이익을 낼 수 있어 불황 속 '무풍지대'로 분류된다.


실제 모두투어에 따르면 기존 프리미엄 상품인 '시그니처'의 판매 비중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전체 패키지 상품의 5%에도 못 미쳤으나 현재는 20%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소비시장 키워드 중 하나로 '생존'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경기침체와 불확실성 고조에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만큼 유통기업은 차세대 비즈니스모델과 수익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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