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동조합(제3노조), 7일 성명 발표
MBC노동조합(제3노조)가 7일 성명을 발표했다. 이하 전문
지난 5일 국회 과방위 현안 질의에 나온 MBC 박건식 기획본부장이 故 오요안나 사망사건과 관련해 허리를 숙이면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박건식 본부장의 사과는 그야말로 ‘교언영색’에 지나지 않으며 반성 어린 행동의 변화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거짓 사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 이유로 다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 MBC의 진상조사단 5명 가운데 2명이 '사안을 덮은 책임자'
MBC의 진상조사단에는 프리랜서와 비정규직을 비롯한 MBC 인사정책을 총괄하는 경영지원국장 A씨가 조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있으며, 오요안나씨 사망 당시 부고를 띄우지 않은 당사자인 경영지원팀장 B씨가 정책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겨 역시 조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이 사건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대표이사가 기소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데 오요안나 사망 사건을 덮은 주동자들이 조사위원으로 참석하여 조사를 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부고를 띄우지 않은 사실에 대해 거짓 해명을 반복하고 있다
MBC는 부음이 전해지면 담당 부장이 직속 국장 및 본부장에게 알림과 동시에 경영본부 산하 경영지원팀에 알려 사내 게시판에 '부고'가 게시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최초 사망 직후, 이현승 캐스터에게 고 오요안나씨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 기상센터 직원 20명을 포함해 회사 사람 모두와 기상청에 아는 분들께도 모두 알려서 장례식에 와 달라고 했는데 MBC는 이 때 즉시 부고를 띄우지 않았다.
MBC에서는 당시 장례식장에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기상재난파트장 등 5명이 조문을 갔을 뿐이다. MBC는 이들이 장례식장에 오기 전에 당연히 부고를 띄웠어야 하는데 부고를 띄우지 않았다.
이 부분을 오요안나씨의 유족들은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MBC 박건식 본부장은 국회 과방위 질의에 답하면서 이 5명의 조문객들이 장례식장에서 오요안나씨의 어머니를 만났고 어머니로부터 "장례를 조용히 치르려 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유족들은 "흉상이라 친지들에게 알리지 않고 1박2일로 장례를 치르려 한다고 설명했을 뿐 부고를 띄우지 말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후 MBC는 홍보팀이나 SNS 등을 통해 사망 소식을 알리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 MBC는 故 오요안나 사건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MBC는 오요안나씨 사망 사건에 대해 유일하게 보도하지 않고 있는 메인 언론사이다.
그 이유를 아직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오요안나씨 유족에 따르면 MBC 사회팀 기자들이 6~7 차례 접촉을 해와 보도를 전제로 취재한 바 있다고 한다. 그러나 번번이 데스킹 과정에서 방송이 좌절된 것 같다고 전해왔다.
이 때문에 MBC 사내에는 오요안나씨 사건보도에 대해 이른바 ‘보도지침(가이드라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2월 3일 박범수 MBC 보도국장이 부하 팀장들을 모두 모아 놓고 편집회의를 하면서 “MBC는 뭘 해도 기사가 되니 (오요안나씨) 관련 보도에 철저히 오보가 안 나도록 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보가 나면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회사 경영본부장이 이미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에 "이 사건에서 기상캐스터는 프리랜서이니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조사의 법적 성격을 보고한 만큼 사회팀 기자가 나서서 "근로기준법 상의 직장내 괴롭힘이다"라는 취지로 보도를 한다면 오보를 한 것이 되어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MBC가 제대로 된 보도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인 것이다.
따라서 5일 MBC 박건식 기획본부장의 유족들에 대한 사과, 국민들에 대한 사과는 사과가 아니라 면피를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MBC는 위 3가지 사안에 대해 소상히 책임을 자인하고 진상조사단을 처음부터 다시 꾸리면서 사과를 해야 옳다.
2025.3.7.
MBC노동조합 (제3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