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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큰 돈 챙긴 韓반도체....올해부턴 다르다


입력 2025.03.13 14:04 수정 2025.03.13 14:17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삼성·SK하닉, 중국 수출·매출 성장

美 제재로 수출 막히며 실적 약화 전망

中 국산화 가속화로 입지 줄어들 수도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중국 수출과 실적의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선전했다. 중국의 자국 경기 부양책인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지원) 정책의 수혜로 보인다. 다만 올해부터는 미국의 대중 제재와 중국의 국산화 정책 등이 맞물려 한국 반도체 업계의 중국 내 사정이 달라질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3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중국 수출액은 64조92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2조2007억원) 대비 53.9%(약 22조7000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수출액(61조3533억원)보다 앞선 기록이다.


삼성전자의 중국 수출품은 대부분 반도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제재가 계속 강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메모리를 사전에 대거 확보한 영향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 업체들은 관세 리스크를 우려해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제품을 미리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로 중국향 수출길이 막힌다는 데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대중 수출 통제 대상품목에 현재 생산 중인 모든 HBM 제품을 추가했다. 미국은 자국산 소프트웨어·장비·기술 등이 사용된 제품을 수출 통제 품목 대상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사실상 대부분의 반도체 제조에 미국 특허 기술이 사용돼 HBM 제품도 수출 통제를 피할 수 없다.


이에 중국에서 높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미국의 대중 제재가 갈 수록 강화하고 있어서 향후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은 크게 꺾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사업보고서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통제로 인해 HBM 수요 변동성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전 사업 영역에서 대책을 준비해 경쟁력 강화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SK하이닉스

오히려 대중 제재가 나비효과처럼 중국의 반도체 성장을 가속시키며, 국내 기업의 현지 경쟁력도 악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중국이 산업 육성 전략을 택하면서 그동안 경쟁력을 많이 끌어올리고, 한국과 격차를 상당히 좁혔다"면서 "앞으로 국산화 정책을 더욱 고집할 텐데 이는 중국 현지에서 반도체를 판매하는 기업들에는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판매·생산법인은 성장세에 있다. 삼성전자의 판매법인 '상하이 삼성 반도체'(SSS)는 지난해 30조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며 두 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SK하이닉스(우시) 반도체 세일즈'의 경우도 작년 매출과 순이익은 13조104억원, 1432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64.3%, 65.4% 늘어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기조가 꺾일 수 있단 평가다. CXMT(창신메모리) 등 중국 업체들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반값 가격으로 저가 공세를 퍼부으며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 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지난달 CXMT의 16기가바이트(Gb) DDR5 D램 제품 성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맞먹는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이 교수는 "결국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에서의 실적은 아쉬운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엔비디아 등 빅테크에서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야 하고, 동시에 중국 내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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