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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반응, 우뇌서만 활성화”…IBS, 공감 신경회로 뇌 우측에 편중 단서 찾아


입력 2025.03.31 11:55 수정 2025.03.31 11:55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공감적 공포 반응 조절에 선택적 관여 확인

연구팀, 인격장애 등 정신질환 치료 기여 기대

관찰 공포 실험 및 좌·우뇌 회로 억제 결과. ⓒ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간접적 공감 상황에서 우뇌의 특정 신경회로만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현상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신희섭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명예연구위원 연구팀은 뇌의 각성과 정서 조절에 관여하는 청색반점(LC)과 전대상피질(ACC)을 잇는 LC-ACC 회로가 간접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핵심 신경회로임을 규명했다. 이 회로는 좌뇌와 우뇌에 대칭으로 연결돼 있으나 간접 공포 반응에 우측 경로의 회로만 선택적으로 활성화됐다.


아직까지 경험한 직접 공포와 타인의 고통을 관찰해 생기는 간접 공포가 뇌에서 어떻게 구분돼 처리되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생쥐를 이용해 간접 공포 반응과 직접 공포 반응을 유도하는 실험을 설계하고 광유전학 및 칼슘 이미징 기법을 활용해 LC-ACC 회로가 공포 반응 상황에 따라 어떻게 활성화되는지를 정밀하게 비교·분석했다.

간접 공포를 유도한 관찰 공포 실험에서는 생쥐에게 전기 자극을 가하고, 다른 생쥐가 그 모습을 지켜보도록 했다.


관찰자 생쥐는 자극을 직접 받지 않았음에도, 다른 생쥐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공포를 느껴 동작을 멈추는 동결 반응을 보였다. 우측 청색반점에서 전대상피질로 이어지는 우뇌 회로를 억제하자 동결 반응이 현저히 줄었다.


반면 좌뇌 회로를 억제했을 때는 반응에 뚜렷한 변화가 없었다. 이 결과는 타인의 고통을 관찰하며 나타나는 공감적 공포 반응에 우측 회로가 선택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접 공포 반응과의 비교를 위해, 포식자의 그림자를 이용해 생쥐를 위협하거나 생쥐에게 직접 전기 자극을 가하는 실험도 진행했다. 직접 자극에 의해 공포를 느낀 생쥐는 마찬가지로 동결 반응을 보였지만, LC-ACC 회로를 억제해도 공포 반응은 유지됐다.


신희섭 명예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공감의 신경회로가 뇌의 우측에 기능적으로 편재돼 있으며, 공감적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데 선택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감의 신경생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뿐 아니라, 반사회성 인격장애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처럼 공감 기능에 이상이 나타나는 다양한 정신질환의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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