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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수? 자책골?…한덕수·최상목 '쌍탄핵' 들고나온 민주당


입력 2025.04.01 00:30 수정 2025.04.01 00:3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5대3' 교착설에 민주당 불안감 증폭

초선·중진까지 "임계점 지났다" 분위기 급변

민주당 일각 "합리적으로 숙고해야 될 문제"

"지도부 결정, 다를 수 있다" 거리두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더불어민주당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언제가 될지 묘연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재탄핵'까지 고려하며 전방위적인 압박 정치에 나섰다. 초선들이 국무위원 총탄핵까지 불사한 총력전을 시사했지만, 민주당의 남은 숙제는 '중도'라는 말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1일 오전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향해 "헌정질서를 통째로 파괴하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용서해서는 안 된다. 용서해서도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두 사람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아서 이런 혼란이 생기고 있다"며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이 상태를 방치한다면 앞으로 누가 규범을, 법률을 지키겠느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국회가 정식으로 의결해 지명한 헌법재판관을 골라서 마음에 드는 사람은 임명하고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을 임명 안하는 것은 결국 국회의 헌법 구성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며 "개인이나 집단 세력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 그리고 역사를 생각하라"고 엄포를 놓았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최장기간 평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8인 체제 헌법재판소가 '인용 5인 대 기각·각하 3인'으로 맞서고 있다는 '설'이 민주당의 불안감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긴급 성명을 통해 "30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 바로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에 들어가겠다"며 "모든 국무위원에게도 똑같이 경고한다. 마은혁 재판관을 즉시 임명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마찬가지로 아무 것도 따지지 않겠다. 즉시 탄핵하겠다"고 행정 공백 상태를 예고한 바 있다.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도 급변했다. 민주당 4~6선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긴급 성명서를 내서 "한 대행이 계속해서 마 재판관 임명을 지연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헌법 수호 의무를 해태한다면 이는 헌정질서에 대한 명백한 도전으로 간주될 것"이라며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헌법재판관 미임명은 위헌임을 알고도 저지르는 의도적 반헌법 행위"라며 "일주일이 지나도록 한 대행은 비겁하고 치졸한 침묵과 회피로써 자신의 헌법적 책무인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정통성이 결여된 권한대행에 불과한 한 총리가 국가 최고 사법기관인 헌재의 결정과 입법부의 선출권을 무력화하려 한다면 한덕수라는 이름은 내란 장기화의 주범으로서 내란 시작의 주범인 윤석열과 함께 역사에 박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나도 지난주까지 계속 '줄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서도 "이 사람들이 헌법과 법률을 계속 위반하고 있고, 헌재에서도 법률 위반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지금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지 않느냐. 지금 상황에서는 임계점이 지났다. 국민들도 이해하리라고 본다"고 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탄핵안을 올리기 위한 본회의 일정을 확정했다. 운영위에서 4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국회 본회의를 열기로 의결함에 따라 2일 최상목 부총리의 탄핵안 보고, 3일 탄핵안 표결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이런 강경 일변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정치적 상황에 대한 찬반 여론이 양 극단으로 나뉘는 구도에서 '줄탄핵'을 받아들이는 국민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지 단언하기 힘들다.


또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향배를 예견하기 힘든 상황 속, 장기적으로 당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민생·경제 정책에 공을 들여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수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34%,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8%,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 각 3% 순이었다. 그런데 '없음/모름·응답 거절'은 37%였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사(社)가 지난 24~26일 실시한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의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없음/모름·무응답'이 34%로 가장 많았다. 이 조사에서 1위를 한 이재명 대표는 31%였다.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적합도 조사 모두에서 지지 주자가 없거나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이다.


갤럽은 응답자가 지지 후보를 주관식으로 답하는 자유 응답 방식이고 NBS는 차기 주자들을 무작위로 불러주면 응답자가 고르는 방식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줄탄핵을) 실제로 채택하느냐 여부는 지도부와 조금 더 당론으로 합리적으로 숙고해야 될 문제"라며, 당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무위원 줄탄핵'이 언급되고 있는 것에 대해 "무정부 상태에 이를 수도 있는 위험성을 초선 의원들이 결기 있는 마음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같은 날 오전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당 모든 의원이 그러한 (탄핵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을 거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생각하는 것과 행동을 해서 결정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연쇄 탄핵이) 지도부의 결정이라는 것은 다를 수 있다"고 거리를 뒀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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