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소속팀 주전 경쟁서 밀려나며 출전 시간 확보 어려움
방출 후보로 거론되는 이명재, 국내 유턴이나 중동 진출 가능성
이한범과 홍현석은 유럽 내 임대 이적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유럽파 태극전사들이 위기를 겪고 있다.
국가대표 왼쪽 풀백 이명재는 잉글랜드 리그1(3부) 버밍엄시티에서 단 1분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명재는 지난 2월 버밍엄시티와 2024-25시즌 종료까지 3개월짜리 단기 계약을 체결해 눈길을 모았다.
지난해 K리그1 울산 HD의 리그 우승을 견인한 이명재는 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상을 인정받았고, 그해 3월 국가대표로 발탁돼 A매치 데뷔의 꿈도 이뤘다. 이후 홍명보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주전 풀백으로 나선 그는 왼 측면에서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호흡을 이뤘다.
2024시즌을 마친 뒤 울산과 재계약에 실패한 이명재는 당초 중동,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다 버밍엄시티가 영입 의지를 내비치자 유럽 진출로 노선을 틀었다. 30살이 넘은 늦은 나이임에도 과감하게 유럽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그의 결정에 찬사가 쏟아졌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려난 현실은 냉정했다.
덴마크 미트윌란 소속의 중앙수비수 자원 이한범의 상황도 좋지 않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뒤를 이을 차세대 센터백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한범은 많은 기대 속에 덴마크 미트윌란과 계약하며 유럽 진출에 성공했지만 지난 시즌 3경기 출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올 시즌에도 반전은 없다. 벤치 멤버로 전락한 그는 지난 2월 륑뷔와의 리그 원정 경기서 지난해 9월 이후 모처럼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다시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고, 지난달 출전 시간이 10분도 되지 않아 우려를 낳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소속의 홍현석도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서 극적으로 마인츠에 입단한 그는 이적 후 첫 4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며 산뜻한 출발을 알리는 듯 했지만 이후 교체로만 나서고 있다.
가장 최근에 열렸던 지난 5일 홀슈타인 킬과의 경기에서는 올 시즌 홍현석의 입지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보여주고 있다. 1-1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에 투입돼 2분 출전에 그쳤다.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소속팀에서 입지가 좁아진 이들은 지난달 축구대표팀의 A매치 소집에도 제외, 내년에 'FIFA 북중미월드컵' 출전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 결국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서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현지서 유력한 방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명재는 유럽 내 이적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유턴이나 기존에 관심을 드러냈던 중동 진출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반면 아직 나이가 어린 이한범과 홍현석은 일단 유럽 잔류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계속 도전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팀 내 주전 경쟁이 어렵다면 유럽 내 타 구단 임대 이적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