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美 트럼프 '관세·방위비 패키지 딜' 시사에 한덕수가 내놓은 대답은?


입력 2025.04.10 01:00 수정 2025.04.10 06:54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트럼프, '원스톱 쇼핑' 언급하며 '경제·안보 포괄적 협상' 시사

韓 "중국처럼 맞대응 안해…경제동맹 격상이 슬기로운 해법"

총리실 "관세 조정 최우선 목표"…방위비 포함 여부 말 아껴

"조선 협력·LNG·무역균형 등이 패키지로 관세와 협상"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를 계기로 미국이 한국에 부과한 고율 관세(25%)에 대한 협상이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관세 협상을 지렛대 삼아 조선업 협력,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일단 우리 정부는 '관세율 인하'에 최우선 목표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 대행은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를 두고 중국처럼 미국에 강대강으로 맞서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한 대행은 9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57개국 수입품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우리 시간 오늘 오후 1시 1분부터 발효되기 시작했다. 걱정"이라며 "보복관세로 강경 대응하는 나라도 있습니다만,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한미동맹을 안보동맹이자 경제동맹으로서 더욱 튼튼하게 격상시켜 나가는 것이 보다 슬기로운 해법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행은 "문제를 풀어가는 최선의 방식은 차분하게 상대방과 소통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을 끈질기게 찾아나가는 것"이라며 "앞으로 길고 어려운 협상이 남아있다.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기 전에 진행한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처럼 미국에 맞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대행은 '한국이 중국·일본과 협력해 미국의 관세에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그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서지 않고 협상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이 중국에 물린 추가 관세는 총 104%인데, 이에 맞서 중국도 "끝까지 싸우겠다"며 미국에 총 84%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가 성사됐고,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한 대행이 양국 간 무역 균형과 에너지 관련 경제 협력, 안보 협력, 대북 정책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통화 후 SNS에) '그레이트 콜'(Great Call·좋은 통화)이라고 했을 정도로 만족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통상 리스크"라며 "정상 간 대화가 이뤄졌기 때문에 앞으로 구체적인 대화에 대해 안을 만들어 통상 당국과 사안별로 협상을 시작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관세 조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한 대행과 28분간의 통화를 마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한국의 엄청난 (대미 무역) 흑자, 관세, 조선업, 미국산 LNG 대규모 구매,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합작 투자, 그리고 한국에 제공하는 우리의 대규모 군사보호에 대한 지불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협상을 대문자로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이라고 표현하며 "아름답고 효율적인 절차"라고 했다. 관세 문제와 조선업·LNG·알래스카 투자·방위비 분담금 등을 사실상 주고받기식으로 해결하자는 뜻이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더라도 관세를 낮추는 것을 검토하는가'라는 질문엔 "지금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관세와 방위비가 패키지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조선·LNG·무역균형 등 경제통상 관계가 패키지로 엮여서 관세와 협상이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한 대행,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였다고 방 실장은 전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는 전반부는 순차 통역으로 진행됐으나, 후반부는 통역 없이 영어로 이뤄졌다고 한다. 방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 대행의 영어에) '뷰티풀 잉글리시'(Beautiful English)라고 했다"고 말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