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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기왕 하려면) 반기문 말고 윤석열 돼라


입력 2025.04.14 07:07 수정 2025.04.14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3년 내 국정 안정, 분권 개헌 후 물러나겠다’ 슬로건 위력적

‘윤석열 돼라’는 건 尹처럼 용병으로 완주해서 당선되라는 의미

尹은 경거망동 사저 정치하며 절대로 대선 발언해선 안 돼

중후-실력-경륜으로 이재명 압도, 87체제 폐기론으로 고립시키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 총리실

한덕수 대망론은 거품일까, 파도일까?


한덕수 같은 총리, 유명 장관들의 대선 출마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나오는 회의론이 있다. 관료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양지에서만 살고, 공직에 의해 주어진 권력에만 길들어서 깡패 같은 정치인들 돌팔매를 맞기 시작하면 금방 도중하차, 사라져 버린다고 큰 기대를 보내지 않는다.


실제로 화려하게 떴다가 바로 가라앉은 인물들이 수없이 많다. 단골 회의론 안줏거리가 되다시피 한 반기문이 으뜸이고 고건, 황교안, 최재형도 그 뒤를 잇는다. 판사-감사원장 출신 이회창도 그 반열에 낀다.


준 관료급에서 대선을 돌파한 유일 사례가 검찰총장 윤석열이다. 그는 불통과 고집, 어처구니없는 계엄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만, 대통령 당선까지는 자기 힘으로 된 걸물이긴 했다. 정치 초짜치고는 토론도 반격도 유세도 꽤 잘했다.


한덕수는 이 윤석열이 되어야 한다. 기왕에 도전하려면…. 계엄 저지른 윤석열 말고 공무원에서 대통령이 된 윤석열이 되려고 필사적으로 뛰어 완주해야 한다는 말이다. 침묵하며 간만 볼 상황이 아니다. 그는 이런 결기와 뚝심이 있는 사람인가?


한덕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집단은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주로 친윤계)과 총리실 등 소수 측근, 일부 보수 언론들이다. 진보 매체들도 그의 출전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민주당은 그가 출마를 선언하면 ‘윤석열 각본’ 프레임을 곧바로 씌울 것이다. 한덕수로서는 대권 생각이 있다면 이 프레임에 절대로 걸려들어서는 안 된다. 尹도 사저에 돌아오자마자 산책도 하고 지지자들에게 “5년 하나 3년 하나…. 다 이기고 왔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식으로 경거망동해서는 될 일도 안 된다.


그는 재임 중 자기가 뭘 잘못했고, 그를 지지해 준 보수와 중도 우파 국민에게 어떤 못 할 짓을 했는지 깊이 반성하고 사죄하는 자세부터 보였어야 했다. 자기들 부부 보호 목적으로 딸랑이 보수 대권 주자들 불러 출마를 부추기고 강경 보수층에 약 팔고 있는 꼴통 스피커들이나 만나면서 이런 말 하는 건 국민 혐오감만 키울 뿐이다.


“나는 감옥 가고 죽어도 좋지만, 우리 국민들, 청년들은 어떡하나….”

민망한 거짓말이고 공연한 걱정이다. 그 국민들과 청년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렇게 똥고집을 부리면서 국정을 이끌지 않아야 하지 않았나? 그리고 부인과 자신이 겪을 특검 피하려고 오래전부터 몇 안 되는, 학연으로 맺어진 모자란 전-역 군인들과 어리숙한 계엄 계획을 짜지 않았어야만 한다.


그러니 한덕수가 만에 하나,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 한시적으로 국가를 책임 지키겠다는 약속과 함께 출마를 결심하게 된다면, 마음속으로만 응원하기를 바란다. 무슨 내용이든 그의 입 밖에서 대선 관련 언급이 나오면 무조건 감표로 작용하게 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인사인 한덕수와 친분이 있는 야권 원로 박지원과 유인태는 엇갈린 전망하였다. 박지원은 윤심이라고 보고 “출마 확실” 쪽에 점을 찍었고, 고교 동창이기도 한 유인태는 그의 기질로 볼 때 출마를 안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상 관료인 사람이라 못할 거라는 얘기다.


보수 원로 조갑제는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논란이 된 ‘극우 인사’ 이완규 등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전격 지명도 민주당 탄핵 유발 목적의 도발이라는 것이다. 한덕수가 그런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의문이지만, 그 인물에 그런 결정이 나왔다는 게 범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조갑제는 “대선 승산은 낮다”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거품으로 보기보다는 파도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직감하고 갑호 비상령을 내리는 모습이다. 수도권의 한 현역 의원이 이렇게 엄살을 떨었다.


“만약 한 권한대행이 ‘4년 중임제 개헌을 통해 3년의 임기 동안 국정 혼란을 수습하고 물러나겠다’라고 승부수를 던진다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수 있다.”

국힘 의원들(50~60명)이 김문수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 한덕수 ‘용병’ 스카우트를 위해 뛰는 것도 발 빠르긴 하지만(아니면 尹의 후보 교체 지령에 따라?), 민주당 머리도 나쁘진 않다. 한덕수의 상품성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


그의 약점은 관료 체질이다. 그러나 시대정신에서 강점이 있다. 2025 조기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윤석열과 이재명의 극한 대결 정치를 제발 끝내자는 것이다. 이제 좀 미래로 나가자는 것이다.


경제통 한덕수는 이 시대정신의 70%는 가진 사람이다. 미래를 맡을 30%는 3년 후 젊은 주자에게 이어 주면 된다. ‘국정 안정과 개헌을 위한 과도 대통령’ 슬로건이다.


중후-실력-경륜 이미지와 정책으로 이재명을 압도할 수 있다. 제왕적 대통령과 제왕적 국회를 가능케 하는 87헌법 폐기론은 개헌에 기를 쓰고 반대하는 이재명을 고립시킬 수 있는 카드다.


40% 이상인 “이재명은 절대 찍지 않겠다”라는 국민들 표를 끌고 와 나라를 살리는 대권을 과연 거머쥘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한덕수 본인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 또 그래야 성공한다. 윤심으로는 안 된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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