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범한' 김연아·이승우, 에너지 원천은?
세계무대서 경쟁, 전폭적 지지 업은 자신감 중요
축구 대표팀 향한 과도한 비난이 걱정되는 이유
'피겨 퀸' 김연아(23)의 장기는 초전박살이다.
초반에 활화산 같은 기세로 몰아붙여 관객을 매료시킨다. 2008-09시즌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가 대표적이다. 좌중을 압도한 3회전 연속 점프와 민첩한 스텝은 전율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김연아의 신들린 경기력은 홈·원정 가리지 않는다. 일본 도쿄 중심부에서 안방마님 아사다 마오를 압도했다. 홈에서 유독 강했던 아사다는 김연아 기세에 눌려 스스로 무너졌다. 이 때문일까. 일본 언론은 김연아를 가리켜 “멘탈이 강한 선수, 무엇보다 심장이 튼튼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분야는 다르지만, 축구에서도 닮은꼴 천재가 있다. FC바르셀로나 카데테B 소속 이승우(15)다. 스페인 언론에서 “리오넬 메시 뒤를 이를 예약된 월드스타, 세계 최고급 유망주, 그의 '출발 기세'가 대단하다”라고 극찬할 정도다.
이승우가 달리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반칙으로 끊지 않는 이상 제어하기 어렵다. 특히, 김연아처럼 초반 기세가 대단하다. 전반 시작과 함께 엄청난 운동량을 발휘한다. 기술 또한 신속 정확하다. 민첩한 드리블 돌파, 정교한 볼 컨트롤, 백발백중 유효슈팅, 박스 안에서 더 침착한 강심장 등 축구 개인전술 전 항목을 완수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속전속결 경기운영을 펼치는 김연아와 이승우의 역동적 힘 원천은 무엇일까. 확신에 찬 자신감이 깔려있다. 자신감이 없다면 게임 초반에 대범한 기술을 구사할 수 없다.
김연아는 '일편단심 승냥이'로 명명된 막강한 팬 지원군을 업고 있다. 팬들은 김연아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는 각오로 전력을 다해 서포터 한다. 김연아 지원군은 이뿐만이 아니다. 동료이자 경쟁자인 전 세계 여자 피겨 선수들도 김연아의 압도적 재능에 탄복해 '경의'를 표한다.
이승우 또한 마찬가지다. 팀 동료의 절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골을 넣는다. 모든 마침표 패스가 이승우에게 집중된다. 이승우는 자신에게 거는 팀원의 긍정적 기대에 부담을 느끼기보다 즐기며 자신감으로 보답한다.
이 같은 격려와 칭찬, 긍정적 마음가짐의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김연아와 이승우 역시 팬들과 동료의 전폭적 신뢰와 애정 속 더욱 성장했다.
반면, 최근 한국축구 대표팀이 레바논과 졸전 끝에 1-1로 비기자 비난 여론이 거세다. 심지어 팀 내 불화설이 불거지며 대표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 같은 분위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 좋지만 비판의 정도를 넘어 비난에 다다르면 선수들은 오히려 자신감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결과에 사로잡혀 비난과 악성 댓글이 쇄도하는 지금, 김연아와 이승우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대표팀에 필요한 건 오히려 칭찬과 격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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