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상대로 7.2이닝 1실점 호투
타선 지원 받지 못하며 7승 실패
만족스러운 내용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아쉬운 경기였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2이닝동안 6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시즌 7승 달성에 실패했다.
투구수는 112개였으며 스트라이크가 75개일 정도로 제구도 완벽했다. 특히 직구 최고 구속이 95마일(153km)에 이를 정도로 우려했던 몸 상태도 아무 문제없음이 드러났다. 이로써 류현진의 시즌 방어율은 종전 2.89에서 2.72로 떨어졌다.
10일만의 등판, 게다가 상대는 홈런 군단 애틀랜타였다. 류현진은 지난달 18일 애틀랜타 원정에서 데뷔 후 가장 적은 5이닝만을 소화했고, 볼넷도 5개나 내주는 최악의 피칭을 펼친 바 있다. 따라서 많은 걱정이 뒤따랐지만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보란 듯이 모든 의혹을 떨쳐버렸다.
① 스트라이크를 던지겠다는 자신감
지난 애틀랜타전과 달라진 점은 의식으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는 점이다. 당시 류현진은 상대 장타를 잔뜩 의식하느라 유인구 위주의 볼을 던졌고, 1회에만 투구 수 26개를 기록하는 등 삼자범퇴를 단 한 번도 처리하지 못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물론 이닝별 투구 수가 많긴 했지만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하려는 자세가 돋보였다. 실제 류현진은 각 이닝별 투구에서 5회(53.9%)를 제외하면 모두 60% 이상의 스트라이크 비율을 보였다.
결국 지난 등판 때와 같은 볼넷 남발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류현진의 사사구는 단 1개에 불과했다.
② 새로운 무기 ‘슬라이더’의 위력
이날 애틀랜타 강타선을 상대하기 앞서 류현진이 선택한 결정구는 바로 슬라이더였다. 지난달 18일 경기서 직구에 이은 주력 구질은 체인지업이었는데 21개를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 비율도 낮았고, 제구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다.
따라서 슬라이더로 바꿔 끼우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류현진은 체인지업보다 10개 많은 25개의 슬라이더를 구사했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84%에 이르렀고, 이 중 17개가 상대 타자들이 배트조차 내밀지 못한 루킹 슬라이더였다. 류현진은 호투를 펼쳤던 뉴욕 메츠전과 밀워키전에서도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을 높여 큰 효과를 본 바 있다.
③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팀 동료
비록 팀 타선은 류현진에게 1점만 지원해주는데 그쳤지만 큰 의미가 있던 내용이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플라이볼 투수’에서 ‘그라운드 볼러’로 변신했다는 점이다.
때문에 호투를 위해서는 내야의 견고한 수비가 필수조건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그라운드볼과 플라이볼의 비율이 무려 11-3으로 나타날 정도로 땅볼 유도가 발군이었다. 다저스의 내야수들은 평범한 땅볼부터 강습타구까지 모두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류현진을 도왔다. 특히 1루쪽 땅볼 때 애드리언 곤잘레스와의 호흡이 하이라이트였다.
‘쿠바산 괴물’ 야시엘 푸이그라는 도우미를 얻었다는 점도 수확이다. 푸이그는 0-1로 뒤지던 6회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두 선수는 현재 메이저리그가 주목하는 괴물 신인들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