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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카드 홍명보…리스크 없나


입력 2013.06.20 14:20 수정 2013.06.21 09:4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불과 1년' 오랜 기간 구상할 시간적 여유 없어

실패 시 추락과 함께 소중한 자원 잃어 '장기계약도 대안'

홍명보 감독은 가장 유력한 카드지만 분명 리스크도 있다. ⓒ 연합뉴스

‘2014 브라질월드컵’ 진출이 확정되면서 차기 사령탑이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축구의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최강희 감독은 예고대로 최종예선 종료와 함께 사임,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대표팀을 지휘할 감독 후보군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역시 홍명보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축구에 사상 첫 동메달을 선사한 데다 현재 대표팀 주축 상당수가 홍명보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선수 파악에 따로 시간이 필요 없고, 풍부한 국제무대 경험과 카리스마를 갖춰 선수단 장악도 용이하다.

해외파 감독으로는 세놀 귀네슈 감독을 주목할 만하다. 귀네슈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한국을 꺾고 3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명장으로 재조명됐다.

2007년부터 3시즌 FC서울 사령탑을 지내 한국축구에 대한 이해가 풍부하고 기성용, 이청용 등을 발굴했다. 지난해 트라브존스포르 감독직을 사임하며 재야에 머물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도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월드컵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얼마 남지 않은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월드컵을 치러본 적이 있고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굳이 비싼 돈을 들여 또다시 단기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할 바에는 선수파악이 필요 없는 국내파 감독으로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하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홍명보 감독은 가장 유력한 카드지만 분명 리스크도 있다. 홍명보 감독이 런던올림픽에서 성과를 내기까지는 3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청소년월드컵,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시행착오를 딛고 자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여유를 얻었다.

하지만 월드컵 대표팀은 현재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당장 내년 월드컵에서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해 주가가 추락할 경우, 한국축구는 오히려 장래가 촉망되는 아까운 지도자를 헛되이 소모할 수도 있다. 홍명보 감독을 '차기' 후보로 분류하거나, 아니면 장기계약을 맺고 팀을 맡기는 것도 대안이다.

귀네슈 감독과 비엘사 감독 역시 검증된 명장이지만 몇 가지 고려할 변수가 있다. 귀네슈 감독이 한국축구에 대해 잘 안다고 하지만 FC 서울을 떠난 지 벌써 4년이 넘었다. 축구에서는 많은 것이 바뀔 수 있는 시간이다. 서울 시절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리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귀네슈 감독 커리어의 절정인 2002 한일월드컵에 대해서도 좀 더 냉철한 평가가 필요하다. 당시 터키가 3·4위전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아시아 팀(한·중·일)만 무려 3차례나 만났고, 첫 출전국인 세네갈(아프리카)과 코스타리카(북중미)도 전통적인 강호라고 하기엔 거리가 있다.

유일한 강팀과의 대결이었던 브라질(우승)과는 조별 리그와 토너먼트에서 두 번 만나 선전했지만 모두 패했다. 유럽 강호와는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3·4위전에서 만난 한국이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독일 등 유럽 최강팀들과 4강까지 악전고투를 치르며 녹초가 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귀네슈 감독의 지도력을 감안해도, 당시 터키의 대진운은 분명 월드컵 역사에 남을만한 행운이었다. 이후 귀네슈 감독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비엘사 감독은 뛰어난 지도자지만 한국축구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월드컵 본선을 불과 1년 남긴 현재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하기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평가다. 선수들에게 전술적으로 요구하는 주문이 까다로운데다가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데 시간이 걸리는 타입의 지도자라는 점과 높은 몸값 등도 축구협회가 감당하기에는 벅차다는 평가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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