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미뤄지는 인수자 찾기…철강·조선사 '빨간불'


입력 2019.02.25 15:42 수정 2019.02.25 15:57        조인영 기자

성동조선, 2차 매각 불발…내달 3차 예비입찰

동부제철, 이르면 이번주 본입찰…재무건전성 악화는 '부담'

동부제철 인천공장 전경. ⓒ동부제철

성동조선, 2차 매각 불발…내달 3차 예비입찰
동부제철, 이르면 이번주 본입찰…재무건전성 악화는 '부담'


국내 철강·조선사들의 매각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인수 후보군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요구사항이 서로 엇갈리면서 인수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업계는 철강·조선업 특성상 안정적인 조업 회복이 우선인 만큼 매각 연기로 인수 매력이 동반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동조선해양은 기대를 모았던 2차 매각이 무산됐다. 성동조선을 법정관리 중인 창원지방법원은 지난 22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해 매각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법원은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 등과 입찰 참여업체들이 제출한 인수제안서(LOI)를 검토했으나 인수자금 조달 증빙이 미비해 내달 중으로 예비입찰을 다시 실시하기로 했다. 법원은 당초 15일로 예정했던 우선협 대상자 선정을 같은 이유로 1주일 연기했으나 이날까지 요구한 사항들이 반영되지 못하자 3차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조선은 2010년 4월 채권단 자율협약이 개시된 후 경영회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해 3월 자율협약 종결 및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법원은 1차 입찰에선 일괄매각만 염두했으나, 인수 희망자가 없자 이번 2차 입찰에선 분리매각도 허용했다. 국내 투자자 등 3곳에서 매수 의사를 밝혔으나 난항 끝에 결국 3차 입찰을 준비하게 됐다.

성동조선이 지난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만큼 현행법상 내달에는 매수자가 나타나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6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하지만 조선업 특성을 고려할 때 미뤄질 수록 부담은 커진다.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중인 동부제철도 경영권 이전을 추진중이다.

동부제철은 지난 1월 7일 투자유치 공고를 내고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보통주식 인수 및 경영권 이전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 및 한국산업은행 M&A컨설팅실이 공동자문사를 맡았다.

매각은 신주 발행 유증 방식으로, 새 인수자는 동부제철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동부제철 주주는 산업은행(39.17%), 농협은행(14.90%), 수출입은행(13.58%), KEB하나은행(8.55%), 신한은행(8.51%) 등 채권단이 약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마감된 예비입찰엔 KG그룹을 비롯해 PEF(사모펀드)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 화이트웨일그룹(WWG) 등이 인수 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부채 부담을 느낀 일부 후보군에서 본입찰을 늦춰줄 것을 요청하면서 다음달로 넘어갈 가능성도 생겼다.

실제 동부제철의 자금 사정은 좋지 못하다. 작년 연결 기준 동부제철의 매출은 전년 수준인 2조5673억원이나 영업손실은 596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740억원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작년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4489.3%다. 동부제철이 신규 자금 유치를 서두르는 이유다.

동부제철은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5위권 철강사로, 열연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설비와 냉연을 제조하는 당진공장, 컬러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각 생산능력은 열연 300만톤, 냉연 180만톤, 컬러강판 45만톤 등이다.

한 때 동부그룹 주력 계열사로 꼽혔지만, 전기로 건조 과정에서 예상치를 넘어선 막대한 비용 투입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014년 7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후 이듬해인 2015년 10월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하면서 경영권을 넘겼다.

관련업계는 매수자 찾기가 지연되면서 재무 건전성 역시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상적인 조업 회복을 위해서는 하루 빨리 매수자를 찾는 것이 이득"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자체적인 회복 여력이 있는 일부 대기업 외에는 자생력을 갖기란 매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