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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억 책무’ 전준우, 에이징 커브와 정면 승부


입력 2020.01.10 00:01 수정 2020.01.10 11:1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기대보다 못 미친 34억 원 액수에 롯데 잔류

적지 않은 나이, 에이징 커브 FA들이 대부분

34억 원에 롯데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된 전준우. ⓒ 뉴시스

기대했던 초대형 계약은 아니지만 보장금액을 잔뜩 얻은 전준우가 앞으로 4년 더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전준우는 지난 8일 원소속팀 롯데와 4년간 최대 34억 원(계약금 12억 원, 연봉 총액 20억 원, 옵션 총액 2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두 달간 길고 길었던 협상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사실 전준우를 둘러싼 세간의 평가는 극과 극이었다.

타석에서의 전준우는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다. 군 제대 후인 2017년부터 타격에 완전히 눈을 떴고 올 시즌까지 최근 3년간 타율 0.321 73홈런 242타점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표를 냈다.

지난해는 바뀐 공인구 영향으로 거포들의 홈런 수가 크게 떨어졌으나, 전준우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 몇 안 되는 타자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약점도 뚜렷했다. 전준우는 군 제대 후 체격을 크게 키운, 일명 ‘벌크업’을 하고 난 뒤 눈에 띄게 둔해진 모습인데, 이로 인해 외야 수비에서 큰 허점을 드러냈다.

34세에 이른 적지 않은 나이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리고 하필이면 FA 한파에 이어 효율성을 추구하는 성민규 단장의 취임까지 겹치며 전준우에 대한 평가가 보다 냉정하게 이뤄졌고 당초 기대에 못 미친 34억 원이라는 액수가 설정됐다.

34세 이상 FA들의 직전 및 이후 연평균 WAR. ⓒ 데일리안 스포츠

그래도 34억 원의 돈은 제법 큰 액수다. 그리고 이는 전준우에게도 자칫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몸값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준우가 마주해야할 최대의 적은 나이다. 신체 능력의 하락은 선수의 정신력과 노력만으로 극복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를 받아들이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노쇠화를 늦추는 게 보다 현명한 선택이다.

과거 34세 이상 나이에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 대부분이 ‘에이징 커브’를 겪었다. 실제로 FA 자격 획득 직전 3년간 연평균 WAR와 비교해 계약 직후 WAR 수치가 올라간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소폭 하락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 마저도 손에 꼽을 정도다. 계약 이후에도 기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대표적인 선수는 KIA 최형우와 이범호, KT 유한준과 박경수, 그리고 삼성 이승엽 정도뿐이다.

그 외 선수들은 계약 직전 대비 WAR 수치가 대부분 2 이상 하락하며 노쇠화를 이겨내지 못했고, 결국 은퇴 수순으로 이어진 경우가 허다했다.

전준우는 계약 직후 오로지 롯데만을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 전준우를 향해 팬들이 목청껏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올 시즌 사직구장에 울려 퍼질 응원가와 함께 전준우가 에이징 커브를 멋진 홈런으로 날려 보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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