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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리사 "'마리 퀴리', 힘든 시기 위로…눈물 흘린 관객 많아"


입력 2020.03.03 08:53 수정 2020.03.03 08:53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뮤지컬 '마리 퀴리' 코로나19 확산에도 순항

"마리 퀴리 삶 붙들고 연습, 첫 공연 땐 눈물"

뮤지컬 '마리 퀴리'의 리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공연을 본 관객들이 꼭 한 번씩 더 보러 오신다고 해요. 너무 힘든 시기지만 오히려 위로를 받고 가시는 것 같아 뭉클해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공연계를 강타한 요즘, 뮤지컬 '마리 퀴리'만큼은 여성 관객들을 중심으로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마리 퀴리의 삶을 통해 잊고 지냈던 꿈과 희망을 되찾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여성들은 강한 연대의식을 느끼는 듯했다.


리사는 "관객들이 공연을 통해 안정을 되찾는 것 같다"며 "공연 후 기다리던 팬들이 '어느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마리가 그 힘든 시기를 이겨줘서 고마웠어요' 하며 눈물을 흘리더라.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마리 퀴리'는 노벨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 마리 퀴리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여성, 이민자라는 사회적 편견과 당당히 마주한 여성 과학자의 성장과 극복에 관한 이야기가 아름다운 멜로디와 함께 펼쳐진다.


뮤지컬 '마리 퀴리'의 리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작품을 준비하며 너무나 힘들었다"는 리사는 "작은 공연장에서 하니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평소 긍정적인 스타일인데 이번엔 '못하면 어떡하지'란 생각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그만큼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작품이 '마리 퀴리'다. 온갖 나라에서 만들어진 영상과 책들을 모조리 살펴보며 마리 퀴리를 이해하려 애썼다.


"첫 공연을 하고 너무 기뻐서 '예스' 하며 소리쳤어요. 그리고 이불을 덮고 펑펑 울었죠. 연습할 때는 정말 못할 것만 같았거든요."


리사는 마리 퀴리를 "절제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정의했다.


"마리 퀴리는 세 나라의 지배를 받았던 폴란드 출신의 여자였기에 편견과 맞서야 했어요. 힘들었지만 연구를 계속 하고 싶었기에 늘 감정을 억제하고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했죠."


뮤지컬 '마리 퀴리'의 리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죽음을 앞둔 마리 퀴리의 마지막 장면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한 것도 이러한 리사의 해석이 스며든 결과다. 이 장면에서 살짝 눈시울을 붉힌 리사는 "처음엔 슬픔의 눈물이 났다면, 지금은 위로받음에 대한 감동의 눈물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리사 외에도 김소향과 정인지가 마리 퀴리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세 배우의 개성이 워낙 뚜렷해 서로 다른 분위기와 매력을 비교해보는 것도 '마리 퀴리'만의 매력이다. 리사는 그 다름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갈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며 뿌듯해했다.


"연습 때부터 '우리 너무 다르다. 그래서 너무 좋다'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소향 씨는 강한 마리, 부드럽지만 큰일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느낌이 있었죠. 인지 씨는 작은 하나에도 아주 진지해요. 그 특유의 차분함에서도 많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어요."


하지만 여전히 리사에게 마리 퀴리는 호기심의 대상이다. 공연을 거듭하며 느끼는 감정의 포인트도 달라진다. 이는 뮤지컬 '마리 퀴리'만의 색다른 묘미다.


"하다 보니 장면 장면마다 나오는 그녀의 행동들이 더 이해가 돼요.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더 과한 액션이 나오기도 하죠. 마지막 공연을 할 때 내 마리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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