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매출 감소세 지속, 위기감 확산
코로나19 증가세 주춤하자 한때 기대감도
공연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로 허덕이고 있다. 최근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공연계의 상황은 여전히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11일 공연예술센터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3월 둘째주 주말(7~8일) 공연(연극·뮤지컬·클래식·오페라·무용·국악·복합) 예매 건수는 2만 3208건, 매출은 11억 1958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전주(2만 8192건, 매출 13억 4665만 원, 2월 29일~3월 1일)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진 수치다.
코로나19가 덮치기 전인 1월에만 해도 주말 예매 건수 12~15만건, 매출 50억 원을 넘나들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연계가 얼마나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실제로 11일 대학로 거리는 여전히 한산했다. 지난달 공연 중단을 알렸던 일부 공연이 다시 문을 열었지만, 매표소 앞은 적막함이 느껴졌다. 파격적인 할인을 알리는 안내 포스터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은 없어 보였다.
최근 며칠간 이어진 코로나19 감소세에 기대감도 높아졌지만, 아직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공감대가 공연장으로 향하는 발길을 잡아끌고 있는 형국이다. 제2의 신천지 사태가 언제 터져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인 데다,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려는 시민들의 의지가 여전히 강하다.
특히 서울 구로구의 한 콜센터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면서 공연장이 밀집해 있는 서울의 코로나19 공포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이에 공연 없는 3월을 보내고 있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국공립공연장은 4월 공연에 대해서도 취소 또는 잠정 연기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공연계의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았던 뮤지컬 '셜록홈즈: 사라진 아이들'은 지난 8일 공연을 끝으로 조기 폐막을 결정했다. 투자사와 제작사, 공연장이 이대로 지속하는 건 손실만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열화상 카메라를 도입하고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의무화하는 등 관객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돌아선 관객들은 좀처럼 발길을 되돌리지 않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공연을 강행하는 것도, 취소를 결정하는 것도 어려운 선택이다. 어떤 경우도 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진정되기만을 바라는 수밖에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