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강서구을' 金, 지역사무실서 주민간담회
金, 현실정치 환멸감에 산 속 칩거 중 연락받아
"대안 없으니, 당 의견에 따라달라고 해서 결정
김원성 '김도읍 배후설'?…어이없고 터무니없어"
재선의 김도읍 미래통합당 의원(부산 북·강서구을)이 20일 '재등판' 신고식으로 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사실상의 총선 움직임을 재개했다.
김도읍 의원은 이날 오후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자신의 지역사무실에서 주민들을 만나 그동안 북·강서구을 공천을 둘러싼 잡음과 불출마 입장을 거둬들인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같은 모습이 데일리안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날 사무실에 모인 20여 명의 지역 주민들은 "의원님 말고는 답이 없다 아입니꺼", "김도읍 말고는 대안이 없습니더", "(공천 과정이) 소설 같습니다", "한번 안아 봅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김 의원의 재등판을 환영했다.
이에 김 의원은 "공천이 결정되기까지 3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전날(19일) 급박했던 상황을 설명하며 "지난 8년간 지역에서 일을 해왔듯이, 이번에도 북·강서구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3선 도전이 유력시되던 김 의원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통과에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며 지난해 12월 31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는 등 20대 국회에서 활발한 의정활동은 물론 지역구 기반도 탄탄했던 만큼,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부산 정가를 충격에 빠트렸다. 당 공관위에서 뚜렷한 지역 연고가 없는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 출신 김원성 최고위원을 공천하자, 지역에선 거센 반발이 일기도 했다.
그러던 중 통합당 최고위는 지난 19일 김 최고위원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지역 비하 발언 의혹 등을 문제 삼아 공천 취소를 의결했고, 김 의원의 공천을 확정했다. 이석연 공관위원장 직무대행은 "당선 가능성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본선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봤고, 현 시점에서 새로운 후보를 물색하기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주민 간담회 직후 데일리안 취재진과 단독으로 만난 김도읍 의원은 전날 공천이 결정되기 전까지 긴박하게 돌아갔던 상황을 설명하며 총선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김 의원은 “지역을 위해서,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꼭 승리하겠다"며 "좌파의 폭주를 막고, 낙동강 벨트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경남 김해시·양산시와 맞닿아 있는 북·강서구을은 여야 모두에게 총선 승리를 위해 절대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인 만큼, 여야 간 치열한 '낙동강 혈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최지은 후보가 나선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제 급박하게 '김원성 공천 철회·김도읍 공천' 결정이 이뤄졌다.
"현실 정치에 환멸감이 들어서 속옷 몇 장 들고 경북 산골에 들어가 있었다. 어제 점심시간 직후에 당에서 연락이 왔고, 그 이후 오후 4시경 당 공관위에서 전화가 왔다. 스피커폰으로 공관위원들이랑 대화를 나눴다. 당에선 '이런 불상사가 있고, (4·15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 대안이 없으니, 당 최고위원회의 의견에 따라줬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공관위랑 (공천 심사) 인터뷰를 (전화로) 하면서 '공관위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미투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김도읍 배후설'이라는 주장을 했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 계속 그런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면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나는 김 최고위원을 잘 모른다. 생면부지의 사람인데, 그 사람이 과거에 누구를 만나고 무슨 행동을 했는지 내가 어떻게 알고 피해자를 시켜서 그런 제보를 하게 했겠나."
-일각에선 "불출마 선언을 번복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뭐, 번복이라는 부분이 애매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후보를 못 내거나 당선 가능성이 없는 사람을 내세울 수는 없지 않나. 이석연 공관위원장 직무대행도 '(김 의원은 당초) 불출마 의지가 확고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지역에서 당선 가능성을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한 걸로 안다."
-이번 총선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불출마 선언하고 난 뒤에 지역 주민들께서 '다시 출마하라'는 요구가 많았다. 그분들한테 그동안 마음 고생을 시켜드린 부분에 대해선 송구하다. 지역을 위해서,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꼭 승리하겠다. 좌파의 폭주를 막고, 낙동강 벨트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