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 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 'n번방'을 처음 만든 '갓갓' 문형욱(24)이 범행을 통해 범죄 수익을 전혀 챙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사방' 운영을 통해 막대한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진 '박사' 조주빈(25)과는 달리 돈이 아닌 다른 동기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오전 경북 안동시 경북경찰청에서 가진 '갓갓' 문형욱에 대한 수사 브리핑에 따르면, 문씨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문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신체 노출 사진을 게시한 아동·청소년에게 ‘신고가 됐는데 도와주겠다“고 접근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빼돌린 후 피해자들을 협박하기 시작하는 수법을 썼다. 처음에는 신체노출 사진을 요구하다가 차츰 수위를 높여 성 착취물을 제작한 뒤 SNS에 유포했다.
다만 성 착취물의 수위에 따라 입장료를 다르게 받았던 조주빈과 달리 문씨는 1번방에서만 문화상품권 1만원씩을 입장료로 받아 총 90만원을 챙겼고 이후에는 입장료도 받지 않았다. 이렇게 받은 문화상품권도 피해자들을 길들이고 신고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모두 나눠줘 본인은 수익을 챙기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문형욱은 경찰에 “직접 사용하면 경찰에게 잡힐까 봐 쓰지 않았다”며 “텔레그램 대화방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적 취향 충족을 위해 재미로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피해자 수는 50명이다"고 진술해 경찰은 추가 피해자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문씨의 범행에 가담한 공범도 4명 파악해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20~30대인 이들은 문씨의 지시에 따라 성폭행을 하거나 미성년자 성 착취물 제작, 협박 등을 한 혐의를 받는다. 성 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하고 있는 이들도 160명을 확인해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검거된 이들 외에 추가로 공범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한편 문씨는 신상정보가 공개된 직후인 지난 13일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씨가 변호인을 선임함에 따라 치열한 법정 공방도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문형욱의 자백을 토대로 여러 첨단기법을 동원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 범죄 혐의 입증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