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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공연계, 대작 뮤지컬 귀환으로 활로 찾나


입력 2020.06.17 17:55 수정 2020.06.17 17:55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뮤지컬 '모차르트!' '렌트' 나란히 성황리 개막

공연 취소·재개 반복, 혼잡한 공연계 반색

뮤지컬 '모차르트!' 공연 사진. ⓒ EMK뮤지컬컴퍼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대한 정부 지침의 변화에 따라 요동치던 공연계가 기다렸던 대작 뮤지컬의 귀환으로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뮤지컬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이 관객들의 열광적인 기립박수 속에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특히 이날은 지난 10년 뮤지컬 시장의 확장을 주도해온 김준수가 출연하는 날이어서 어느 때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한차례 개막을 연기한 것은 물론,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 무기한 연장에 따라 개막 직전까지도 마음을 졸였지만, 무사히 막을 올려 모든 공연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관객들도 열광적인 기립박수로 현장을 뭉클하게 했다.


배우와 스태프들은 "음악, 무대, 조명, 영상, 배우 등 전 분야에서 이번 시즌만큼 많은 이야기를 하며 온전히 작품에 올인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함께 했기에 만족스러운 최고의 무대가 탄생했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모으며 10주년 기념공연을 자축했다.


뮤지컬 '모차르트!' 천재 음악가로서의 운명과 자유롭고 싶은 내면이 끝없이 갈등하는 모차르트의 인간적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매 시즌 높은 완성도와 섬세한 연출, 클래식하면서도 대중적인 뮤지컬 넘버와 화려한 무대 미술로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은 올여름 뮤지컬 시장의 흥행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준수를 비롯해 박강현과 박은태가 모차르트 역을 맡았으며 김소향, 김연지, 해나, 민영기, 손준호, 신영숙, 김소현 등 내로라하는 최정상의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뮤지컬 '렌트' 공연 사진. ⓒ 신시컴퍼니

뮤지컬 '렌트'도 16일부터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본공연에 돌입했다. QR코드를 활용한 온라인 문진표 작성, 전 출입 인원 체온 측정, 수시 극장 소독 등 최선의 방역 속에서 진행된 '렌트'는 오종혁, 정원영, 아이비, 김호영, 최재림, 전나영, 정다희, 임정모 등 배우들의 열연 속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으며 화려하게 개막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내한한 브로드웨이 협력 연출 앤디 세뇨르 주니어는 "최고의 공연이 만들어졌다. 마음을 열고 열심히 여기까지 와준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소회를 밝혔고, 신시컴퍼니 박명서 프로듀서는 "어려운 시기에 어렵게 시작한 만큼 다 쏟아붓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행복한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전 배우와 스태프를 격려했다.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e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2000년에 초연한 이후, 2011년까지 7시즌 공연됐으며 최정원, 남경주, 조승우, 전수경 등 당대 최고의 스타가 거쳐 간 작품이기도 하다. 이건명, 김선영, 정선아, 김호영, 최재림 등 수많은 신예가 바로 이 작품을 통해 스타로 부상했다.


오종혁, 장지후, 정원영, 배두훈, 아이비, 김수하, 최재림, 김호영 등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은 무려 9년 만에 귀환이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연계는 코로나19 창궐 이후 극심한 불황에 시달려왔다. 5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됐지만 이태원발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다시 혼선을 빚었다. 특히 일부 공연은 좌석 간 거리두기 시행 여부를 놓고 공연장 측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레베카' 수원 공연에 이어 16일 개막 예정이던 육군 뮤지컬 '귀환'도 취소됐다.


무엇보다 현 공연계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국공립극장과 사립극장의 서로 다른 기준에 따라 공연의 운명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와 공연장, 제작사 모두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계속됐다.


이런 가운데 '모차르트!'의 개막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그동안 정부 지침에 철저히 따라왔던 세종문화회관이 수도권 방역 강화 지침 무기한 연장에도 문을 활짝 열었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이토록 많은 관객들의 환호성이 쏟아진 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월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그동안 공연장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철저한 방역과 의식 수준이 높은 관객들의 협조 덕분이다. 수많은 관객들이 찾아갈 '모차르트!'와 '렌트'는 "공연장이야말로 가장 안전하다"는 공연 관계자들의 주장을 입증할 기회다.


공연계에선 '모차르트!'와 '렌트'가 순항함으로써 시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떠난 관심을 다시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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