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전략에도 매출대비 원재료 비중 감소 이례적
삼성, 반도체 원재료비 상승 뚜렷…매출 증가분이 상쇄
LG전자, H&A·HE 등 주력부문서 절감…전년비 18%↓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원재료비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원재료 가격이 인상되고 전자 업계가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다퉈 출시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 1분기 매출 대비 원재료비 비중은 각각 36.7%, 57.5%로 전년 동기 대비 0.7%p, 1.6%p 하락했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매출과 원재료비 모두 늘었지만 매출 상승분이 원재료비 상승분을 상쇄시켜 비중 자체는 줄었다.
실제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원재료비에 사용한 돈은 총 20조29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같은기간 매출은 52조3855억원에서 55조3252억원으로 5.6% 증가해 원재료비 상승분을 상회했다.
삼성전자의 원재료비 상승은 반도체 부문(DS)의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 DS부문의 올해 1분기 원재료비는 5조716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6741억원) 대비 22.3% 늘었다. 실제 구동회로에 사용되는 FPCA와 강화유리, 편광판용 POL은 각각 전년 대비 14%, 5%, 4% 상승했다.
반면 LG전자는 매출은 감소했지만 원재료비도 함께 줄이며 전반적인 비중이 줄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 원재료에 8조4730억원을 사용해 전년 동기(8조8126억원) 대비 3.9% 줄었다.
매출은 14조7278억원에서 14조9151억원으로 1.3%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영업이익률도 6.0%에서 7.4%로 1.4%p 개선됐다.
LG전자는 H&A와 HE, MC 등 주력 부문에서 원재료비 절감을 이뤄냈다. 실제 이들 사업부에서 지난 1분기 사용한 원재료비는 5조8662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1508억원) 대비 18% 감소했다. 사실상 프리미엄을 앞세우면서도 재료비 부담은 줄인 셈이라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제조사 입장에선 원가가 줄면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다만 규모의 경제가 실현돼 매출이 늘면서 원가가 내려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전자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두 회사 모두 재료비 부담을 줄인 셈이라 향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전기·전자는 우호적 환율 여건과 하반기 이연수요 등으로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미중 관계 악화에 따른 부품 수급 차질 및 코로나19가 재확산 될 경우 수요 침체가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