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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태 "민주당 일방 독주, 불행한 결말 잉태…부메랑 되어 돌아올 것"


입력 2020.06.20 00:30 수정 2020.06.19 22:21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12년 의정생활 마치고 잠시 쉼표…바뀐 세상 배우며 자양분으로 쓸 것

민주당, 힘이라는 것은 절제할 때 강력한 힘…난사하면 결국 부메랑으로

북한 문제, 文대통령이 국민에 정확한 사실을 설명하고 동의 구해야 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발전 가능한 국가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 해 나갈 것"

김용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 인터뷰.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용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2008년 정계 입문 뒤 여당시절엔 당을 위한 쓴 소리를, 야당 시절엔 정부의 실정과 신랄하게 꼬집어 온 마다하지 않았던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개혁적 소장파 정치인이다.


보수정당에 쉽지 않은 지역구였던 서울 양천을서 탁월한 개인기를 통해 내리 3선에 성공했던 김 전 의원은 이번 4·15 총선에서 당의 요청으로 좌고우면 없이 서울 구로을이라는 험지로 가 패배를 감수했다. 12년의 의정생활에 잠시 쉼표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는 김 전 의원을 데일리안이 만났다.


김 전 의원은 "12년 간 여의도라는 감옥에 갇혔다가 세상으로 나왔다. 세상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을까 듣고 보고 배우며 기록들을 남겨보려 하고 있다"며 "이를 잘 묶어 제 새로운 자양분으로 쓰려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거대여당의 탄생과 함께 이들의 독주가 우려되고 있는 21대 국회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일방 독주는) 당연한 자기들의 권리라고 생각할 테고, 자기들 마음대로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일방 독주는 불행한 결말을 잉태하고 있다. 힘이라는 것은 절제할 때 강력한 힘이 되는 것이지, 이를 난사하면 결국 자기 목을 찌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역사가 가르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외교에 대해서도 김 전 의원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실을 정확히 설명하고 동의와 지지를 요구해야 한다"며 "(북한의 막말에) 문 대통령이 기분 나쁘다고 했는데, 그걸로 끝날 일이 아니다. 북한을 상대로 얘기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상황이 엄중하니 국민 한 분 한 분이 결의와 각오를 가져달라고 해야 한다, 모든 위기 때 세계의 지도자들이 그래왔던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이 소위 유지 불가능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 가장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의 모든 부분에 대한 재조직을 통해 우리 사회가 유지, 발전 가능한 국가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재편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제가 잠시 여의도를 떠나 있게 된 이 때, 이 숙제를 풀기 위한 일종의 청사진을 만드는 데 전력투구하며 국민께 할 도리를 해 나가려 한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김용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 인터뷰.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잠시 의정활동의 쉼표를 찍고 계신다. 최근 근황은


"지역구 활동을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져 쉽지 않다. 한편으로는 지난 12년 간 의정활동을 하며 사실 여의도 안에 갇혀 있었는데, 세상의 풍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다. 제가 그동안 못 봤던 것들, 큰 흐름 속에 사람들의 바뀐 생각들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이것들을 잘 묶어 제 새로운 자양분으로 쓰려고 한다. 12년 간 여의도 감옥에 갇혔다가 세상으로 나왔는데, 세상이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듣고 보고 배우며 이를 묶어 책이나 영상으로 남겨보려 하고 있다.


가장 중점적으로 만나고 있는 사람들은 청년과 여성들이다. 우리 사회에서 청년과 여성분들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고, 실제 현실에서 어떤 좌절을 겪고 있는지 직접 만나 얘기를 많이 들어보고 싶다"


-21대 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거대 여당의 독주 행보에 대해 평가한다면


"이 사람들이야 자기들 마음대로 할 것이다. 당연한 자기들의 권리라고 생각할 테고, 하지만 일방 독주는 불행한 결말을 잉태하고 있다. 불행한 결말이 잉태되고 자라서 세상에 태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다른 것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무리를 잘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자신들이 가진 힘을 절제하는 게 중요하다. 힘이라는 것은 절제할 때 강력한 힘이 되는 것이다. 난사하면 결국 자기 목을 찌르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역사는 가르치고 있다.


사실 제가 민주당을 비판한들 민주당이 눈 하나 깜빡하겠나. 통합당에 이야기를 하고 싶다. 통합당은 많이 억울하고 분하겠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본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할 수 없는 일을 관성대로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주장할지언정 관철도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통합당의 입지를 줄이고 스스로 손발을 묶는 족쇄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가 반대한들 저쪽은 자기들 맘대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결국 국민들 기억에 남는 것은 통합당이 반대했던 모습뿐이다. 반대하는 모습을 남길 게 아니라 반대와 함께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남겨야 한다.


예를 들자면, 민주당이 국가 재정을 마음대로 엄청나게 쓰려고 하지 않는가. 자신들이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를 넘겨서는 나라가 큰일 난다 했던 주장은 오간데 없이 46%를 넘어 50%를 언급하며 재정 적극 역할론, 선순환론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어디 있는가. 우리 당 추경호 의원이 국가부채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어차피 민주당이 반대해 본회의 통과는 안 되겠지만 그렇게 통과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것이다"


김용태 전 미래통합당 의원 인터뷰.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대북 저자세 외교에 대한 생각은


"북한이 최근 얘기하는 것을 크게 보면 '두 갈래 네 길'이다. 두 갈래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에게 한 길은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우리를 지원하라', 또 한 길은 '미국한테 가서 제재를 풀도록 압박을 가하든지 미국 상관 않고 북한을 도울 테니 관여하지 말라는 허락을 받아와라'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길은 '우리하고 싸우면 재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또 한 길은 '제재를 풀어달라'이다. 이 내용들은 그 자체가 새삼스럽지 않은 내용들이다. 문 대통령이 하고 싶어도 못 하는 문제들이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서 들어달라 한들 그가 들어주겠는가, 트럼프 대통령도 비핵화에 대한 성과 없이 제재를 풀어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뻔한 일을 두고 왜 새삼스럽게 도발을 했을까 분석해봐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로 인해 후계구도 공고화를 해야 한다는 관측이 있다. 또, 경제위기로 인해 인민은커녕 엘리트 그룹조차 먹일 수 없으니 화살을 바깥으로 돌리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충분한 설명은 되지 못한다.


그렇기에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되는 것이다. 말 못할 사정이라는 게 혹시 작년이나 올해 우리도 모르고, 전세계도 모르는 북한과 우리와의 약속이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약속이 이행되지 않거나 파기된 데 대한 책임추궁이 아닐까 의심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새삼스럽게 이런 도발을 요란스럽게 할 이유가 있을까.


이를 현상분석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지도자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가 문제다. 이럴 때 지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얻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국민에 사실을 정확히 설명하고 동의와 지지를 요구해야 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전쟁을 각오할 때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국민이 각오를 가져준다면 제가 그 각오를 받아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호소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대남 비난에 기분 나쁘다고 얘기했는데, 그걸로 끝날 일이 아니다. 북한을 상대로 얘기하는 것보다 더 먼저 해야 할 일이 국민에게 상황이 엄중하다, 결의와 각오를 가져달라 말해야 한다. 모든 위기 때 세계의 지도자들은 그래왔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저는 지금 대한민국이 소위 '유지 불가능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 가장 큰 걱정을 가지고 있다. 유지 불가능한 이유에는 저출산 문제나 양극화의 심화, 기업 경쟁력 약화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만큼이나 코로나19사태가 대한민국을 더욱 더 심대한 위기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지 못한다면 정말로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새로운 위험과 함께 기회도 가져다 줬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갖는 말 아닌가. 저는 그렇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의 모든 부분에 대한 완벽한 재조직을 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유지, 발전 가능한 국가 조직이 될 수 있도록 재편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늦출 수도, 피할 수도 없는 숙제와 과제를 줬다고 생각하고, 그 숙제를 풀기 위한 일종의 청사진을 만드는 데 노력을 경주해 볼 생각이다. 잠시 여의도를 떠나 있게 된 이 때, 이 같은 일에 전력투구하며 국민들에게 저의 할 도리를 해 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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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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