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추미애가 때릴수록 단단해지는 윤석열


입력 2020.07.01 00:30 수정 2020.07.01 05:02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새삼 지휘랍시고" 주옥 같은 발언이 윤석열 키웠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3위…야권에선 압도적 1위

여권서 당혹감…"노코멘트" 피하거나 "해프닝" 평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과 윤석열 검찰총장(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3위'로 올라섰다. 윤 총장이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준표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범보수 진영에서 꾸준하게 이름을 올린 주자들의 지지율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 지지율은 10.1%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낙연 의원(30.8%)과 이재명 경기지사(15.6%)에 이은 3위로, 야권 후보군 중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총장이 대선주자급이 된 데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잇따른 '총장 때리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 장관은 지난 25일 민주당 초선 의원들 상대 강연에서 "장관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 "역대 검찰총장 중 이런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 등의 날선 발언으로 윤 총장을 공격했다.


심지어 지난 29일에는 윤 총장이 자신의 지휘를 따르지 않아 코로나19 방역의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주장도 했다. 추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제때 신천지를 압수수색했더라면 당시 CCTV를 통해 출입한 교인 명단을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압수수색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귀중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도 '법무부와 검찰이 서로 협력해달라'고 강조하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윤석열 이름을 언급하지 말라'고 당부했음에도 추 장관은 연일 윤 총장을 강하게 압박했다는 점에서 "자기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 차기 대권을 노리는 추 장관의 돌발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는 역설적으로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실천한 윤 총장을 반문 대안 세력의 대표주자로 부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윤 총장을 지지한 응답자 역시 보수층(15.9%)·중도층(12.2%)이 진보층(4.3%)보다 월등히 많았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윤 총장은 공개적으로 떠들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자기 역할에 충실하다. 그러나 사퇴하지도 않는다. 욕 먹을수록 더 단단해진다"고 평가했다.


여권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노코멘트", "할말이 없다"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거나 여론조사 결과에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다. 한 율사 출신 민주당 의원은 "야권에 대권주자가 뚜렷하게 없다보니 지지층이 옮겨타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일 뿐"이라며 "행정과 정치는 다르다. 대통령이 되려면 가치와 철학을 보여줘야 하는데, 윤 총장은 대권주자로서 자질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이유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