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서비스 확산에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
영업익 시장 전망 2조원 상회…반도체 ‘5조’ 예상
가전·스마트폰 나름 선방…분기 후반 회복세 영향
삼성전자가 ‘비대면(언택트)’에 힘입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언택트’ 서비스가 확산됐고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급증한 것으로 잠정집계 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52조원으로 같은기간 7.4% 줄었다.
이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로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6조4000억원대로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이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에는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서버용 메모리반도체가 특수를 맞았던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 언택트(비대면) 수요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용 물량이 증가하면서 서버용 D램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마다 추정치가 상이하지만 대체로 올 2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이 4조원대 후반에서 최대 5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디스플레이(DP) 부분은 영업이익이 최대 75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기준으로 2018년 4분기에 기록한 7조7700억원 이후 최대 실적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
2019년부터는 메모리 가격 급락으로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1분기 4조1200억원 이후 2~4분기 동안엔 3조원대에 머물렀다.
사실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는 메모리반도체 3위 업체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때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마이크론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매출이 54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3.6% 증가했다고 발표하며 43억달러로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메모리 전제품의 가격 인상과 출하량 증가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가전과 스마트폰의 피해는 생각보다는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6월 이후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수요 회복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각국의 봉쇄 조치로 판매망이 마비되고 공장 셧다운이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예년 보다는 확실히 부진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스마트폰과 모바일 사업을 전담하는 IM(IT&모바일)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대 초중반으로 전년 동기 1조5600억원과 유사하거나 소폭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직전 분기인 1분기 2조6500억원에 비하면 최대 1조원 이상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CE(소비자가전)부문도 영업이익이 최소 2000억원 안팎에서 최대 45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시장에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었던 모바일과 가전 수요가 2분기 후반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오프라인매장이 재개장되며 수요 회복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며 “최근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 등 각국의 이해관계로 반사이익을 본 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편 잠정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이며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은 가운데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는 차원에서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2009년 7월부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실적 예상치를 제공하고 2010년 IFRS를 먼저 적용함으로써 글로벌 스탠다드에 입각한 정보제공을 통해 투자자들이 보다 정확한 실적 예측과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주주가치를 제고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