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3.3%…1998년 이후 최악·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수출·내수 동반 침체…코로나19 재확산에 올 전망치 -0.2% 밑돌듯
한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본격적인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세계 각구의 봉쇄 조치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가 올 3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나 미국 등 주요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등 세계 경제가 불투명한 만큼 경기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보다 3.3%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치면 -3.33%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9% 역성장해 이 역시 1998년 4분기(-3.8%) 이후 21년 6개월만에 최저 수준이다.
2분기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받게 된 이유는 우리 경제 주축인 수출이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으며 16.6%나 급감한 영향이 크다. 이는 1963년 4분기(-24.0%) 이후 56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우리 경제는 경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통상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면 침체로 본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은 -1.3%였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97년 4분기(-0.5%), 1998년 1분기(-6.8%), 2분기(-0.8%)와 2003년 1분기(-0.7%), 2분기(-0.2%) 두 번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자동차, 핸드폰 등 재화수출은 주요 수출대상국의 이동조치 등으로 해외수요 급감, 자동차 해외공장 셧다운(가동중단) 등 문제로 당초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며 “민간소비도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회복됐지만 서비스부문 개선세는 당초 기대보다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성장률 쇼크로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0.2% 달성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박양수 국장은 “올 성장률이 -1%가 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1.8%대 성장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예상했던 수준보다 수출과 설비투자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한은의 연간 성장 전망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분기 저점을 찍고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1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에서 "현재의 코로나 진정세가 이어지면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에는 상당 부분 (성장률)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추경, 한국판 뉴딜 등 정책효과와 2분기 성장을 제약했던 해외생산, 학교·병원 활동이 정상화되는 가운데 기저 영향까지 더해질 경우 코로나가 진정되는 3분기에는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성장률은 코로나19 피해가 집중된 1분기 전년동기대비 6.8% 감소한 후 2분기 3.2%로 반등했다.
박양수 국장도 “주요국들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더라도 경기 위축을 우려해 락다운(이동제한 등)을 강화하지 않는 것은 우리 경제활동에 도움이 된다”며 “중국 경제가 2분기에 급반등했기 때문에 중국이 최대 수출 상대국인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은 코로나 진정 여부와 각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노력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수출은 정부부분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대규모 정책 효과와 글로벌 경기 사이클 반등에 힘입어 하반기 우리 경제는 완만한 회복 기조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