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레이스 첫 격전지 영남서 지지호소
'가덕도신공항' '최고위원 안배' 꺼낸 이낙연
'4월 재보선' ‘정권재창출’ 방점 김부겸
이번 주 최대 분수령 호남민심 잡기 돌입
지난 주말 치러졌던 민주당 영남지역 정기대의원대회를 거치며 차기 당권주자들 사이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무게감과 원내인사라는 점을 내세워 위기극복 적임자를, 김부겸 후보는 내년 재보선 및 차기 대선준비 적임자임을 각각 자처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 1일 진행된 부산경남 대의원대회에서 이 후보가 먼저 꺼낸 카드는 동남권 관문공항이었다. "가덕도 신공항을 지지한다"며 구체적인 지명까지 언급했다. 대구경북이 정치적 기반인 김 후보가 약속하기 어려운 내용을 꺼냄으로서 공세 포인트를 잡은 셈이다. 또한 각종 현안해결 및 국난극복을 위해서는 '원내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 후보는 "(정기국회) 넉 달은 문재인 정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결판나는 넉 달이고, 민주당이 거대 여당으로 안착하며 국민의 신뢰를 찾을 것이냐 말 것이냐가 결판나는 넉 달"이라며 "이 모든 일은 국회를 무대로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내년 4월 치러질 재보선을 화두로 내세웠다. 특히 부산은 서울과 함께 재보선이 예정된 곳으로 차기 당권주자들의 입장에 관심이 크다는 후문이다. 김 후보는 일찌감치 공천을 해야 한다며 자신이 선거승리를 진두지휘하겠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는 내년 3월 경 사퇴가 예정돼 차기 재보선 및 대선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이 후보를 공략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김 후보는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의 위기를 말한다. 그 위기의 최정점에는 내년 4월 치러질 서울·부산 시장 재보선이 있다"면서 "태풍이 오는 가운데 선장이 자리를 피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대선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 후보를 겨냥했다.
2일 대구경북 대의원대회에서도 이 같은 구도가 이어졌다. 호남 출신인 이 후보는 지명직 최고위원 안배를 통해 '지역주의 극복'을 강조하는 한편, 대구경북 지역의 경제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들을 내놨다. 반면 대구경북이 정치적 기반인 김 후보는 "김부겸이 당대표에 당선되는 것만으로 영남의 (민주당)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며 "영남 지지율을 올리면 누가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격전지인 영남지역 연설을 마친 당권주자들은 이번 주말 광주전남전북에서 다시 맞붙는다. 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만큼, 당권 레이스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역출신임을 살린 이 후보의 '대세론 굳히기'에 후발주자들이 얼마나 판을 흔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보고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당권 레이스에 가장 마지막에 합류한 박주민 후보는 소통과 젊음이라는 키워드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달 29∼30일 조사한 당대표 선호도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9.9%가 이 후보를 꼽았고, 김 후보 21.8%, 박 후보 15.7% 순이었다.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격차가 있긴 하지만 돌풍을 기대해볼만한 구도라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다만 전당대회 분위기가 뜨지 않으면서 '변수'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전당대회가 언텍트 방식으로 치러지면서 흥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당 지도부가 흥행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지만 쉽지 않다는 전언이다. 더구나 폭우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후보자들이 선거운동을 펼치기에 운신의 폭이 더 좁아졌다. 김 후보 측은 4일 예정됐던 강철비2 영화관람과 기자간담회를 폭우피해를 이유로 취소하기도 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한 후보자 측 관계자는 "흥행이 돼야 바람도 불고 변수도 많아지는데 지금의 침체된 분위기에서는 인지도 선거로 갈 공산이 크다"며 "후발주자들 입장에서는 판 흔들기를 통한 역전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