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속출 주말에 양산 사저 체류…비판 쇄도
누리꾼 "다른 대통령도 휴가 취소…文 생색"
문재인 대통령이 집중호우 피해 점검을 위해 여름휴가를 반납했지만, 여론 분위기는 심상찮다. 역대 대통령 휴가 일정과 비교했을 때 지극히 생색내기용이라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주말을 이용해 경남 양산 사저에 머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휴가를 보내고 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3일 문 대통령이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여름 휴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은 "추후 휴가 일정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호우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휴가를 떠나는 게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의 시선은 차갑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부터 주말까지 3박 4일간 양산 사저에 체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특히 이 기간에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호우 피해가 컸다는 점에서 대통령이 뒤늦게 대처에 나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누리꾼들은 해당 기사에서 "이미 휴가 다녀온 것 아니냐" "휴가 취소라면서 다 쉰 것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대응 등으로 여름휴가를 취소한 문 대통령이 휴가 취소 직전 가족과 제주도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진 것과 함께 거론되고 있다. 당시 야권에서는 "휴가를 휴가라고 말하지 못하는 대통령" "보여주기식 쇼" 등의 비판을 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는 "다른 대통령도 이럴 때는 휴가 일정을 취소했다"면서 "문 대통령이 생색을 내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실제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96년 7월 청남대로 여름휴가를 갔다가 파주·연천 등에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하자, 휴가를 접고 하루 만에 복귀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IMF사태를 이유로 취임 첫해부터 휴가를 반납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가 발생하면서 여름휴가를 가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름휴가를 연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당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논란, 중부지방 폭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 발생 등으로 휴가 계획을 사흘 연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일정과 관련해서는 보안사항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중부지역 집중호우와 관련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최우선을 두고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과 계속된 비로 지반이 많이 약화된 만큼 2중, 3중으로 점검하고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