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민주당·이낙연 지지율 동시 하락
李, 지지율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
李, 현 정권 실정 존재해도 부각하기 힘든 상황
반면 비문 이재명, 李 제치고 1위 등극
여권의 대권·당권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어깨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와 함께 현 정부 초대 총리를 지낸 이 의원의 지지율도 함께 내리막길을 타면서 본인의 지지율 관리뿐만 아니라 당청의 지지율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통상 차기 권력은 현재 권력의 실정을 부각하며 여권의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그동안 이 의원이 누려온 인기는 '문 대통령 후광 효과' 때문이라는 점이 어느 정도 방증된 만큼, 현 정권과 각을 세우기도 어려워진 모양새다.
이 의원은 지난 11개월간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지난 14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은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1위 자리를 뺏겼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8월 둘째 주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 이 지사는 전월(7월 둘째 주) 대비 6%p 상승한 19%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전월 대비 7%p 하락한 17%로 2위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5%p 내려간 39%였고,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4%p 하락한 33%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같은 지지율 연동 현상을 의식한 듯 이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고는 중요한 게 아니다"며 "지금은 저를 포함해 정부 여당이 겸손했는지, 유능했는지, 신뢰를 얻었는지 되돌아볼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현안들에 대해 쌓인 국민의 실망과 답답함은 저에게도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며 "당 대표에 나선 후보로서 특별한 책임감을 느낀다. 저부터 되돌아보겠다. (오는 8월) 29일 전당대회가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 국민의 삶과 마음에 더 세심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 측근으로 분류되는 재선의 한 의원도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지지율이 문 대통령·당 지지율과 함께 연동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 의원도 당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29 전당대회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세워지면 당정청이 지금보다 더 면밀하게 정책을 챙기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이 의원은 15일 제75주년 광복절 기념 메시지에서 공교롭게도 함께 '김구 선생의 꿈'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정치권에선 "이 의원이 문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광복을 통일 한반도로 완성하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꿈'은 남겨진 모든 이들의 과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와 수해 극복 등을 언급하면서 "국민의 성숙한 역량으로 우리는 이제 '함께 잘사는 일류국가'를 세울 준비를 갖췄다고 직감한다"며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던 백범 김구 선생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고 확신한다. 그 길로 함께 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