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주류세력은 친문…막판 뒤집기 위해 과격 발언
김부겸 "생화학 테러집단" 이어 "정당해산 착수해야"
윤석열을 '개'에 비유한 이원욱, 이번에는 "판사 새x"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친문 당원들의 표심을 잡으려는 후발주자들의 거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주류 세력인 친문을 향한 '충성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주자들의 입은 대체로 '외부'를 향해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을 광화문 집회 참석자에게 돌리거나, 집회와 미래통합당의 연계성을 부각하거나,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비난을 쏟는 식이다. 후보들 간의 비전 경쟁은 찾아보기 어렵다.
또 이낙연 당대표 후보처럼 대세론을 형성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양새지만, 당선권 밖에 있는 후발주자일수록 '막판 뒤집기'를 위해 메시지가 나날이 과격해지고 있다.
당대표 당선 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부겸 후보 측은 23일 '2차 코로나 재확산의 진원지가 된 위헌 정당 기독자유통일당의 정당 해산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김택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기독자유통일당은 정당의 외피를 둘렀지만 사랑제일교회를 등에 업은 극우세력의 정치결사체"라며 "기독자유통일당의 즉각 자진 해산을 촉구한다. 만일 자진 해산을 거부하면 정부는 기독자유통일당의 정당 해산을 위한 절차에 착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정당 활동의 자유는 민주주의 핵심이고, 정당 해산은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자국민인 광화문 집회 참석자들을 "생화학 테러집단"이라고 규정하면서 "마침내 정권 붕괴까지 노리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원욱 후보는 22일 합동연설에서 광화문 집회를 허용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 박형순 판사를 겨냥해 "국민들은 그들을 '판새'(판사 새X)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이 판사봉을 잡고 또다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판사의 결정권을 제한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합동연설에서도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임명받은 권력이 선출 권력을 이기려고 한다. 개가 주인을 무는 꼴"이라고 했다. 윤 총장을 '개'에 비유한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가 개를 참 잘 풀었다. 친문 당원들의 반응이 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도 '3무(無) 전당대회'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극소수 소장파의 목소리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관심도 없고, 논쟁도 없고, 비전도 없다"고 지적하자, 민주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신동근 후보는 "말로만 민생을 말하고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는 식의 프레임은 대표적인 보수세력의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