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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빅데이터 심자”...증권사 AI 리서치 물결


입력 2020.10.07 15:18 수정 2020.10.07 15:4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올해 상반기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 7.9%...코스피200 웃돌아

개인투자자 주도권 강화...“투자자 특성 맞춘 서비스 인식 필요”

최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금융투자 서비스 출시가 잇따른 데 있어 증권사들이 인공지능 리서치 등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뉴시스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에 나선 가운데 기존 애널리스트의 영역이었던 리서치에도 AI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올해 동학개미로 불리는 신규 투자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맞춤형 투자자문도 진화하는 모습이다. 리서치 인력의 한계에 따라 대형주에 집중됐던 리서치가 다양한 중소형주를 담은 AI 서비스로 확대되면서 관련 상품 개발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7일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운영 사무국을 맡고 있는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험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은 시장 참고지표인 코스피200(5.92%) 보다 높은 7.9%를 기록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 자산 배분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다. 변동성 장세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낸 만큼 증권사들의 주식투자·AI 서비스 결합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6일 국내 최초 인공지능 기반 리서치 서비스인 ‘에어(AIR, AI Research)’의 분석 범위를 미국 주식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AIR US’는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한 AIR와 마찬가지로 경제 뉴스와 기업정보를 인공지능 뉴스분석 엔진이 선별해 데일리 리포트 형식으로 제공한다. AIR US 역시 애널리스트가 부족한 해외주식 분석 영역에서 투자정보를 제공할 전망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을 적용한 리서치서비스 에어를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이번에 미국주식까지 분석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며 “금융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핀테크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모든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를 분석해 매일 1개의 종목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 ‘올댓 A.I 리포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올댓 A.I 리포트는 증권사에서 발표하는 리서치 보고서를 머신러신 기법으로 활용·분석해 종목을 선정한다. 신영증권도 코스콤과 함께 국내 최초 로보애널리스트 분석 솔루션을 구축하는 공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 개발이 완료되면 금융사들은 기본서비스로 각종 이벤트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과 뉴스 연관성 분석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도 AI를 적용해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주식을 추천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018년부터 MTS에 AI 투자분석 시스템을 적용해 개인화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AI 종목분석 기능을 담은 ‘티레이더 투자노트’, 빅데이터 기반 투자심리 분석 서비스 ‘빅레이더’, 자신만의 추천 종목을 뽑아낼 수 있는 ‘티레이더 파인더’ 등의 서비스도 내놨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0월부터 MTS에 AI가 유망종목을 추천해 주는 ‘주식선호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고객의 기본정보와 최근 1년간의 투자 패턴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투자성향이 유사한 타 고객들의 선호종목 정보를 추가로 반영해 선호 종목을 도출해준다. 하나금융투자도 올해 ‘하나 원큐주식’에서 빅데이터픽 서비스를 선보였다. AI가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맞춤 정보 베스트, 인기 매수종목, 인기 테마주, 해외주식, 국내 ETF 등을 추천한다. 투자 고수들의 인기 매수 종목도 공개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엠클럽‘m.Club’에 신규 서비스 콰라의 주가예측을 출시했다. 콰라의 주가예측 서비스는 콰라소프트사의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종목의 향후 일주일과 한 달 주가의 예측 등락률을 제공한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엠클럽 내 ‘닥터 빅(Dr.Big)의 투자진단’을 통해 좋은 투자 습관을 지닌 고객과 자신의 투자 패턴을 비교 분석해 보여주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리서치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주식 시장이 성장하며 기업들의 숫자는 늘어가지만 증권사 리서치센터 규모는 오히려 줄고 있어서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협회에 등록된 58개 증권사의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 인원수는 1089명이다. 이는 지난 2010년 1575명과 비교해 약 31%가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의 주도권이 강화되면서 많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향후 디지털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증권사 전환비용은 더 낮아질 수 있는데 이 경우 소매고객은 자신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신의 투자성향과 목적에 맞게 투자수익과 투자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증권사로 더 쉽게 전환할 것”이라며 “증권사는 고객의 연령대별 특성과 니즈에 맞게 자산관리서비스를 개발하고 공급할 수 있어야 하고, 자산관리가 하나의 상품이 아닌 고객관리를 위한 서비스라는 인식을 가질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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