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故 백 장군 묘소 앞에서 "이장하라" 시위 벌여
"국가보훈처·대전현충원, 국립묘지 존업 해치는 행위 수수방관
비상식·반인륜적…국가보훈처가 나서서 호국영령 모독한 것
6·25 영웅 얼굴에 먹칠 국가보훈처가 대한민국 국가보훈처인가"
정경희·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진보단체 민족문제연구소가 故 백선엽 장군의 묘소 앞에서 "이장하라"는 내용의 시위를 벌여 파문이 일고 있는 것을 두고 "국가보훈처는 故 백 장군에 대한 폄훼를 즉시 멈추고, 국립묘지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에 엄중하게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 5일, 대전현충원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들이 故 백선엽 장군의 묘소 앞에서 '반민족 행위자 백선엽 국립묘지에서 이장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흔들며 시위를 벌인 것"이라며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장에 있던 현충원 관계자들이 이장과 파묘를 들먹이는 이들의 소란을 그대로 방치했을 뿐 아니라, 시위자들의 요구에 따라 백 장군 묘소 안내판을 철거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립묘지에서의 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6월 6일 현충일에는 일부단체 회원들이 모형 삽을 들고 유공자 봉분에 올라타 파묘(破墓)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한 것"이라며 "그들이 묘비에 오물을 뿌리고 욕설과 발길질도 서슴지 않았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20조는 '국립묘지의 존엄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때는 제지하거나 경외로 퇴거시킬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보훈처와 국립대전현충원은 국립묘지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를 수수방관했다. 오히려 이들의 요구에 순응해 안내판까지 제거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가보훈처의 비상식적이고 반인륜적인 업무처리는 이뿐만이 아니다"며"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에는 백선엽 장군과 관련한 안장자 정보에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내용을 버젓이 게시하고 있다. 국가유공자인 백 장군의 구체적인 공적을 기록해도 모자랄 판에, 그분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린 행태는, 국가보훈처가 나서서 호국영령을 모독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故 백선엽 장군에게 친일프레임을 씌워 공격하는 무리들은, 그 분이 ‘간도특설대에서 동북항일연군 등 독립군을 토벌했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백 장군이 간도특설대에 배치된 것은 1943년 2월이다. 그로부터 약 2년 전인 1941년 3월에 동북항일연군은 이미 궤멸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만주에서 중국공산군과 싸우던 일본군이 중국공산당 예하부대인 동북항일연군을 토벌했기 때문으로, 백 장군 본인도 부대에 배치되었을 당시, 독립군은 구경도 못했고 중공 팔로군과 싸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 내용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보고서(IV-7)'에 명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지 '일본 군대의 소위 이상의 장교'였다는 이유 하나로 백 장군을 친일인사로 명단에 올린 것이다. 이런 마구잡이식 친일몰이 결정을 인정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백 장군은 6·25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낙동강 전선의 다부동 전투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전쟁영웅이다. 약 8천명의 병력으로 북한군 2만명의 공세를 물리쳐 낙동강 전선을 지켜냈기에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내가 물러서면 너희들이 나를 쏘라'고 외치며 선두에 선 그분이 있었기에 이 땅이 공산화되는 것을 막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온몸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구국의 영웅에게 '파묘' 운운하는 것은 북한에서나 있을법한 반인륜적 행위이다. 대한민국의 과거를 부정하고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국가보훈처는 '국가를 위한 헌신에 보답한다'는 본연의 역할을 망각하고, 스스로 존재 이유를 저버렸다. 국립묘지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를 방치하고, 6·25 전쟁 영웅의 얼굴에 먹칠하는 국가보훈처를 과연 대한민국의 국가보훈처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제대로 모시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며 "국가보훈처는 지금이라도 구국의 영웅 故 백선엽 장군에 대한 폄훼를 즉시 멈추고, 국립묘지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