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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필패론?'…대표직 내려놓은 이낙연, 근심은 한가득


입력 2021.03.10 03:00 수정 2021.03.10 00:16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대권 도전 위해 192일 만에 당 대표직 내려놔

공수처·공정경제3법 처리 등 큰 성과로 꼽아

재보선, 지지율 반등 마지막 기회…"모든 것 걸겠다"

세력 확충 성과 '글쎄'…'동교동계 복당' 질문엔 '침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국회에서퇴임 기자간담회를 하기 위해 당대표실에 들어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9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권 도전을 위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근심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 4·15 총선 직후만 하더라도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0%를 넘기며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작년 8월 29일 당 대표 취임 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급기야 올해는 10% 초반까지 곤두박질쳤다. 당내에선 대권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버티고 있고, 바깥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하면서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 험로가 예상된다. 당 대표 재임 기간 동안 당내 지지 기반 구축에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서 "제 부족함과 정치의 어려움 때문이었다"고 했다. '당 대표를 지낸 것이 차기 대권 행보에 도움이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이익과 손해를 따지기 전에 작년 여름으로 되돌아가더라도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코로나19 조기 극복과 민생 안정·경제 회복이라는 큰 숙제를 앞두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4·7 재·보궐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마련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만큼 이 대표는 필승을 거듭 다짐했다. 이 대표는 "우선은 재보선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 대표는 이날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등에게 공천장을 나눠주면서도 "지금부터 모든 것을 걸고 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약점으로 꼽혀온 당내 세력 확대를 위한 노력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선 "당 대표 직무를 벗어나는 일은 극도로 자제해왔다. 개인적 기반 확대를 위한 노력은 일부러 자제했다"고 답했다. 지난해 추진했다가 당내 친문(친문재인) 세력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중단된 '동교동계 복당'과 관련된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호남 필패론'(호남 대선 후보는 필패한다)에 대해선 "그런 생각이 과거보다 많이 엷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고향은 전남 영광이다.


이 대표는 '이낙연만의 색깔이 없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앞으로는 거친 유머를 많이 하게 될 것"이라고 대권주자로서 변화된 모습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입법 성과를 6개월여 임기 동안 가장 큰 보람으로 꼽았다. 그는 "대표로 일하는 기간 국회에서 422건의 법안을 포함해 480개 안건을 처리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수 십 년 동안 역대 정부가, 특히 민주당 정부마저 하지 못한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찰·경찰·국정원 개혁, 공정경제 3법을 통과시켰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노동 존중 사회로 가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고, 지방의 자율성을 높이는 지방자치법도 32년 만에 전부 개정했다"며 "(또) 제주 4.3특별법을 사건 73년 만에 배·보상의 근거 규정을 두도록 전면 개정했고, 5.18 관련 3법도 의결해 역사의 정의를 세웠다. 우리 사회의 오랜 숙원을 해결한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5월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그 전까지는 김태년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으로 당을 이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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