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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2차 가해…與지지자, 박원순 피해자 선관위에 신고


입력 2021.03.18 11:04 수정 2021.03.18 11:07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친문 지지자들, 피해자 향한 원색적 비난 댓글 쏟아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피해자가 직접 참석해 사건과 관련해 발언할 예정이지만 언론 노출은 동의하지 않았다. ⓒ사진공동취재단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밝히자, 일부 친문 누리꾼을 중심으로 피해자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는 등 심각한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에는 '박원순 시장님 피해 주장자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피해자가 '상처를 준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면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겠다는 두려움이 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공무원 정치 중립의무 위반과 특정 정당을 떨어뜨리기 위한 불법 선거운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에 유선상으로 신고하여 접수하고 결과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서울 선관위와 3분간 통화한 인증 사진을 첨부하고, 선관위 총무과·선거과·지도과·홍보과 등 내선 번호를 적었다.


해당 게시글에는 "용자에게 드릴 것은 추천뿐", "세상에 이런 자칭 피해자는 처음 본다", "여성시장도 성추행했다고 할 양반",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X 뒤에 누가 있는 건지" 등의 옹호 댓글이 수십 개가 달렸다.


ⓒ딴지일보 자유게시판

친문 누리꾼들은 피해자에게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힌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의 페이스북 계정에도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거다", "피해호소인의 주장이 진실이라는 증거가 있느냐", "적폐들의 기획된 작전에 걸려들지 말아야 한다" 등의 댓글 수백 개를 달았다.


여권 인사들도 잇따라 글을 올렸다. '조국백서' 필진에 이름을 올린 역사학자 전우용 씨는 페이스북에 "민주당 후보를 찍는 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란다"며 "국민의힘 후보를 찍는 건 용산참사 피해자, 불법사찰 피해자, 주가조작 피해자, 세월호참사 피해자, 국정농단 피해자들에 대한 몇 차 가해인가요?"라고 비꼬았다.


'나는 꼼수다' 멤버였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박원순 시장 고소인이 '상처를 준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면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겠다는 두려움이'이란 말을 했다"면서 "기자회견의 의도가 무엇인지 대략 감 잡으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과 '팔짱' 낀 사진을 올리며 "나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던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는 "직업상 항상 누군가는 먼저 주장하고(고소, 고발), 상대방은 아니라고 하는 사건을 접한다"면서 "주장은 법률적, 사실적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피해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증언이 많다는 취지의 책 '비극의 탄생' 요약 자료를 공유하면서 "조만간 책도 읽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loveso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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