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부터 판매사까지 전방위 압수수색 …'장하성 펀드'로 유명세
피해자들 "장하성 관련성 규명돼야"…국책은행 기업은행 판매에 장하성 영향력 의혹 제기
장하성 청와대 재직시기, 자산운용 크게 성장…장하성 "디스커버리와는 어떤 연관도 없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 주중대사의 친동생인 장하원 대표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3일 디스커버리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장하원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를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환매중단 관련 장 대표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사대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본사를 전방위 압수수색하고, 이어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한 하나은행 본사와 IBK기업은행 본사,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범죄 혐의에 대한 자료 확보 취지다.
디스커버리펀드 사태는 지난 2019년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가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의 법정관리로 환매가 연기돼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일어난 사건이다. 2017년~2019년 이 펀드를 판매한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의 불완전 판매 문제도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환매가 중단돼 은행 등이 상환하지 못한 잔액은 모두 2562억원가량으로 집계됐다.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은 장 대사의 친동생 장하원 전 하나금융경제소장이 지난 2016년 자본금 25억원으로 설립해 운영해왔다. 이후 2019년 이 운용사가 운용한 사모펀드에 대한 부실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졌다. 미국 자산운용사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G)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한 미국 핀테크대출채권 펀드가 환매 중단된 것이다.
이번 수사는 장 대사의 친동생이 엮었다는 점에서 특히 이목이 집중된다. 디스커버리펀드는 판매 당시 장 대표의 형인 장 대사의 명성을 빌려 이른바 '장하성 펀드'로 유명했다.
전국사모펀드 사기피해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당시 판매사 프라이빗뱅커(PB)들은 모두 '장하성 동생이 운용하는 펀드'라고 안정성을 강조하며 영업했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도 경찰의 수사 개시를 환영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의 관련성, 자금흐름 의혹 등을 모두 규명하고, 피해보상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펀드의 뒷배경에 청와대가 있는 것처럼 느꼈다는 증언이 수도 없이 나오고 있다"며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관련성을 분명히 들여야 봐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환매중단 당시 피해자들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펀드를 대규모로 판매한 사실을 놓고 장 대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교롭게도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은 장 대사의 청와대 근무 시기(2017년 5월~2018년 11월)에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17년 4월 말 기준 설정액이 80억 원이던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은 2019년 5000억원 수준으로 설정액을 늘렸다.
장 대사의 권유로 지난 2017년 고려대 경영대학도 교내 기업지배구조연구소 기금을 디스커버리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사는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 임명 직전까지 기업지배연구소장을 맡았다.
이처럼 장 대사의 청와대 재직시절과 디스커버리펀드의 본격 판매시기와의 연관성 등을 감안하면 장 대사가 수사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와 관련해 장 대사는 25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디스커버리는 제가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건강검진차 귀국해 국내에 머물고 있는 장 대사는 ‘입국한 것이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건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디스커버리와는 어떤 연관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사모펀드와 관련해 수사 중"이라면서도 "입건 범위와 수사 범위, 수사 착수 경위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