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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답 못한 김연경, 은퇴 미루고 항저우 갈까


입력 2021.08.11 15:35 수정 2021.08.11 15:35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도쿄올림픽 끝으로 은퇴 유력했지만 좀 더 고민의 시간

여자배구 인기와 후진 양성이라는 대승적 차원서 미룰 수도

라바리니 감독 재계약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

대표팀 은퇴를 고민 중인 김연경. ⓒ 뉴시스

‘배구여제’ 김연경(상하이)은 좀 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할 수 있을까.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의 4강 신화를 견인한 김연경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다.


김연경은 일찌감치 도쿄 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 공언했다. 이에 김연경과 대표팀의 행보는 ‘라스트댄스’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대회 기간 내내 주목을 받았다.


다행히 대표팀의 선전으로 ‘라스트댄스’는 대회 마지막 날인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까지 이어졌고,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의 투혼은 온 국민에 감동을 안기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김연경은 세르비아전 직후 “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라며 은퇴를 암시했지만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아직은 은퇴 발표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그런 것 같다. 더 의논해야 할 부분이 있어 단정을 지어서 말씀은 못 드릴 것 같다. 어느 정도 결정이 나면 이후에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연경이 은퇴를 고민하는 이유는 바로 체력 때문이다. 아무래도 30대 중반의 나이가 있다 보니 체력과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 V리그서 한 시즌만 뛰고 중국리그에 진출한 이유도 체력적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김연경은 18살의 나이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16년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올림픽에 3번이나 나갔고, 이 중 2번이나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이미 대표팀을 위해 헌신할 만큼 했다.


김연경 입장에서는 후배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태극마크를 내려놔야 또 다른 후배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 배구는 아직 김연경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에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김연경을 쉽게 포기할 수 없다.


한국 여자배구는 도쿄올림픽에서 4강에 들었지만 김연경이 빠진다면 급격한 추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후배들의 기량이 좀 더 올라올 때까지 김연경이 버팀목 역할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포옹하는 김연경과 라바리니 감독. ⓒ 뉴시스

은퇴를 미루게 된다면 내년 9월에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태극마크를 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도쿄올림픽에서 팀을 훌륭하게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거취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대한배구협회는 라바리니 감독에게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어달라며 재계약을 제안한 상태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여자배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입은 이유 중 하나로 김연경을 꼽은 바 있다. 김연경 또한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라바리니 감독과 훌륭한 케미를 보여줬다. 두 사람이 아시안게임까지 1년 더 의기투합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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