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형태에서 폼팩터 변화…대전환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 도약
대중화로 시장 ‘선점’…‘갤럭시S21 FE·A 시리즈’로 출하량 방어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전략에 과감한 변화를 줬다. 10년여간 사랑받은 ‘갤럭시노트’ 시리즈 대신 폴더블 스마트폰 2종에 승부를 걸었다.
애플과 플래그십으로 경쟁하고 샤오미와 중저가로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샤오미의 ‘3년 내 스마트폰 1위’라는 도발을 잠재우고 스마트폰 ‘왕좌’를 수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마트폰 새로운 표준 제시…폴더블폰 대중화 원년으로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갤럭시 언팩 2021’을 온라인으로 열고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공개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두 제품은 스마트폰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다”며 “개방성과 혁신을 바탕으로 한 갤럭시 생태계와 함께 모든 일상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갤럭시노트 신작이 나왔지만 올해는 플래그십 라인업에서 빠졌다. 폴더블폰은 아직 갤럭시노트 정도의 판매량을 보장하기 어려운 모델인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는 노트만큼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전략 수정으로 하반기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출하량을 일부 포기하고 던진 승부수인 만큼 폴더블폰 대중화에 가까워질수록 기술 고도화와 원가 절감, 대량 생산을 통해 수익성 측면에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2023년 폴더블 시장 10배 성장…삼성 ‘독주’ 체제 굳히나
애플은 10년 전 피처폰 시절 폴더폰에서 바(bar·막대) 형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아이폰’으로 혁신을 이뤄냈고 지금까지 시장을 주도해왔다.
이번엔 삼성전자가 바 형태 스마트폰에서 폴더블폰으로 또 한 번의 폼팩터(기기 형태)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폴더블폰 대중화로 삼성전자가 ‘퍼스트무버’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제 폴더블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을 900만대로 전망했다. 전년(300만대)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023년에는 폴더블폰 시장이 30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모리스 클래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가격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면 특히 ‘울트라·플러스·S’ 시리즈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노트 공백은 ‘갤럭시S21 FE(팬에디션)’와 중저가 ‘갤럭시A’ 라인업이 어느 정도 채워줄 것으로 예상된다. FE는 플래그십인 갤럭시S 시리즈의 일부 사양과 가격을 낮추고 다양한 색상을 적용해 MZ(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한 보급형 제품이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갤럭시S20 FE’는 9월 23일 언팩 행사에서 공개한 뒤 10월 16일 출시됐었다. 올해 제품은 반도체 부품 수급 이슈로 출시가 무산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10월 출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